류승룡·진선규, 또 증명한 케미 '아마존 활명수' [시네마 프리뷰]

아마존 활명수 스틸
아마존 활명수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 진봉(류승룡 분)은 구조 조정 1순위 대상자다. 그는 회사로부터 볼레도르에서 양궁 선수들을 양성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회사가 추진 중인 금광 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통해 볼레도르라는 나라를 알려야 하는 바, 진봉은 승진과 인센티브를 약속받고 양궁 대표팀 감독직을 맡는다.

진봉은 헬기 사고로 아마존 원주민 타가우리 부족이 사는 곳에 불시착하지만, 그곳에서 타고난 실력의 궁사 3인방과 만나게 된다. 그는 이들과 양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의 도움을 받고, 전사 3인은 부족의 보호와 생존을 위해 한국행을 결심한다. 과연 진봉과 3인방은 금메달을 따고 각자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아마존 활명수 스틸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는 코미디로 1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극한직업'(2019)의 류승룡과 진선규가 재회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각본 또한 '극한직업'을 집필했던 배세영 작가가 썼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본 배세영 작가가 아마존 원주민들의 모습에서 전사 캐릭터를 착안했고, 여기에 양궁을 접목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일상적 상황과 비일상적인 상황을 통해 스토리를 구축, '아마존 활명수'만의 코미디를 탄생시켰다.

'아마존 활명수'는 극적인 상황을 담고 있지만, 밀도 높은 탄탄한 전개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더했고 코미디와 감동, 메시지까지 다잡았다. 진봉이 볼레도르로 향하게 된 계기부터 아마존 전사 3인방과 팀워크를 쌓아가고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매끄러운 스토리를 보여준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좌충우돌 한국 적응기는 웃음 타율이 높고, 후반부 드라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아닌 볼레도르 팀을 응원하게 될 만큼 몰입도가 높은 것은 물론, 코끝 찡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아마존 활명수 스틸

'아마존 활명수'의 최대 미덕은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다. 류승룡은 짠내 나는 중년 과장부터 아내에 잡혀 사는 남편이자 어깨가 무거운 가장의 모습까지, 웃음과 공감을 책임지며 또 한 번 더 물 만난 코미디를 선보인다. 허무맹랑할 수 있는 비현실적 이야기임에도 극에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코미디 밸런스를 노련하게 조절한 류승룡의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류승룡이 극의 중심을 잡았다면 진선규는 한국계 볼레도르인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로 웃음을 더한다. 두 배우 모두 '극한직업'의 주역들다운, 티키타카로 최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여기에 전사 3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분), 이바(루안 브룸 분), 왈부(J.B. 올리베이라 분)의 열연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들은 용맹한 원주민의 모습부터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까지, 류승룡과 진선규 못지않은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여기에 '눈썹'만으로도 큰 웃음을 안긴 염혜란이 진봉의 아내 수현으로 등장, 집안의 실세로서 류승룡과 웃음이 빵빵 터지는 부부 호흡을 보여준다. 또한 회사 이사로 등장한 고경표는 많지 않은 분량에도 얄미운데 웃기는 코미디 재능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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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활명수'는 브라질 현지 로케이션까지 진행, 실감 나는 아마존 풍경을 담은 만듦새도 돋보인다. 양궁 경기 장면 또한 이 종목의 매력과 경기의 긴박함, 그리고 이들이 처한 상황까지 담아내며 스포츠 영화로서의 미덕도 보여준다. 여기에 진봉과 빵식, 원주민들의 관계성과 서사를 통해 발생하는 문화적 충돌은 환경 파괴와 자본주의에 대한 메시지까지도 전달한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지만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는 점을 담으려 했다"는 김창식 감독의 말처럼 메시지도 적절히 풀어냈다. 오는 30일 개봉.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