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넷플? 재밌으니까!"…'전,란'이 개막작인 이유(종합)[BIFF]

(부산=뉴스1) 정유진 기자 =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인 영화 '전,란'은 영화제의 초반을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도신 집행위원장 집무대행, 김상만 감독,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이 참석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대종상 미술상을 수상한 뒤 영화 '걸스카우트'(2008)로 연출자로 데뷔한 김상만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강동원과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등이 출연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 및 각본에 참여한 데다 강동원, 박정민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전,란'은 그간 독립영화를 위주로 개막작을 선정해 온 부산국제영화제의 경향과 다소 달라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점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라는 점에서도 그간의 개막작들과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이에 기자회견장에서는 그와 관련한 질문이 다수 나왔다.

박도신 집무대행은 "내가 프로그래머로 한 20년을 근무했는데 프로그래머를 하다 보면 어떤 작품을 할 때 객관적으로 볼 때 주관적 요소가 들어갈 때가 있다"며 "이 작품을 봤을 때 건 꼭 개막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OTT나 청불관람가 여부 등을 떠나 작품을 볼 때 꼭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건 나뿐 아니라 한국 영화 프로그래머들도 마찬가지다"라면서도 "우리 영화제는 어디까지나 독립영화 중심이다, 우리 영화제를 이끄는 큰 축은 독립영화다, 그 부분은 변함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박 집무대행은 비슷한 질문이 재차 나오자 "개인적으로 재밌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의미를 찾는다면 상업 영화들 중에서도 굉장히 많은 상업 영화를 봐 왔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 판단했다, 그 이상의 큰 의미를 둔다거나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상만 감독도 넷플릭스 영화로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하게 된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넷플릭스 작품이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되거나 할 때 논란이 계속 있었다, 논란 자체에 대해서 질문해 봐야 한다"며 "영화가 TV 화면 사이즈라서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과연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렸을 때 좋은 영화 하나가 '가위손'인데, 군대에 있을 때 휴가를 나와 신촌 작은 화면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100인치 극장이었는데 스크린 사이즈와 상관없이 좋은 영화였다, 사이즈 만으로 얘기할 수 있나 하는 질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9박 10일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