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 거장의 만남…고레에다 감독 "'괴물' 협업, 귀한 경험"(종합) [BIFF]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괴물' 기자회견
- 안은재 기자
(부산=뉴스1) 안은재 기자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 음악 감독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 등 세 일본 거장의 협업이 영화 '괴물'을 탄생시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존경하는 두 창작자와 협업할 수 있어 값진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서로 KNN타워에서는 영화 '괴물'(극본 사카모토 유지/연출 고레에다 히로카즈)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가 참석했다.
'괴물'은 최근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 분)의 행동이 이상해진 걸 안 사오리(안도 사쿠라 분)가 진상을 알고자 하는 이야기다. 어머니 사오리의 시점, 교사 마치 토시의 시점, 아이들 미나토와 요리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이 자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기쁘다"라며 "주연 배우 두 분과 함께 올 수 있어서 더 기쁘다"라고 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아역배우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는 서툰 한국말로 자신을 소개해 취재진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먼저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와 협업에 대해 "사카모토 유지 작가님과는 언젠가 함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동시대 창작자로서 사카모토 유지 작가님은 방송을, 저는 영화를 주로 찍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관심사는 굉장히 닮아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서 가와무라 통해서 사카모토 작가님 입에서 '고레에다에 연출을 맡기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줄거리를 읽기 전, 내용은 상관없이 (협업하기로)결정했다"라고 '괴물'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쿠로카와 소야가 극 중에서 미나토 역을 소화한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연기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른다"라면서도 "고레에다 감독님이 감정에 대해 생각할 때 통증이나 아픔을 한번 느껴보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인상깊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무섭다는 감정을 느낄 때는 '너무 무서워서 발끝이 움직이지 않는다'라거나 '손발이 차가워진다'라거나 느낌을 느껴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큰 배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요리 역을 맡은 히이라기 히나타는 같은 질문에 대해 "평소 '어떻게 연기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기보다는 맡은 역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촬영장에 간다"라며 "그 자리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인물이 되어간다, 감독님과도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감독님께서는 자유롭게 연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라고 답했다.
영화를 관람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히나타는 "시점이 달라지면 느끼는 것도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미나토 어머니가 학교를 바라볼 때는 나쁜 학교였지만 호리 선생님(나가야마 에이타 분) 입장에서 그 장면을 보면 나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었다,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 이렇게나 달라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음악 감독 사카모토 류이치와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와 협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존경하는 두 분과의 협업이 실현돼서 값진 경험이었다"며 "사카모토 류이치님과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지만 제가 편지를 보내면 사카모토 류이치님으로부터 음악이 왔다, 편지와 음악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었고 그 작업이 귀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레에다 감독은 음악 교실 장면에 대해 "찍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장 선생님 후시미 역의 다나카 유코는 이 장면에서는 직접 본인이 소리를 내고 싶다고 해서 촬영 1년 전부터 호른 악기를 연습했고 촬영 현장에서 직접 악기 소리를 냈다"라고 했다.
'괴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가 불러 일으키는 공감, 공유도 중요하지만, 영화란 그 너머에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것을 지향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며 "두 소년이 우리를 떠난 상태에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질문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괴물'은 오는 11월 중 한국에서 개봉한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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