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중요한 건, 송강호가 여기 와 있다는 것"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 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레드 카펫에 오르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 티에리 프리모(Thierry Fremaux) 집행위원장이 "중요한 건 송강호가 여기 칸에 와 있다는 것"이라며 배우 송강호에게 경의를 표했다.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제76회 칸 영화제 공식 상영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5시30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성황리 끝났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날 공식 상영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까지 배우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뤼미에르 극장 2300석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거미집'의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이 참석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 시사회에서 김지운 감독(오른쪽 네번째)과 출연진들이 레드 카펫에 오르기 전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통산 여덟 번째로 칸의 레드카펫에 오른 송강호는 칸의 레드카펫이 처음인 임수정과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을 리드했고, 서로 다른 스타일의 패션으로 룩의 앙상블을 완성한 '거미집' 팀은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싸인을 하고, 즐겁게 인사하는 등 영화 현장에서의 팀워크 그대로 레드카펫을 즐겼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1970년대 대본 검열이라는 서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설정과 악조건 속 영화 현장에서의 감독의 강박, 각기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하면서도 빈틈없이 러닝타임 곳곳을 메운 앙상블, 김지운 감독 특유의 독특한 코미디와 스타일이 뤼미에르 대극장을 공감과 웃음으로 물들였다. 영화 상영 중 관객석에서 끊이지 않았던 웃음과 이례적인 상영 중 박수는 가장 한국적일 수 있는 '거미집'의 이야기와 인물들이 세계 관객들에게도 여지없이 통했음을 보여줬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뤼미에르 대극장 전원이 기립해 보내는 박수가 약 10분간 펼쳐졌다. 상영 직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김지운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관객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칸 영화제의 관객들과 첫 상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날 처음으로 영화를 관람한 배우들 역시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환호에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김지운의 이름을 연호하며 333박수가 펼쳐지는 등 감독에게 특별한 박수 세례가 쏟아지자, 김지운 감독은 "뜨겁게 영화를 봐주시고 즐겁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칸 올 때마다 항상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또 이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고, 받고 갑니다. 송강호씨, 임수정씨를 비롯한 '거미집'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한테 제가 갖고 있는, 느끼고 있는 모든 감정과 느낌을 다시 나눠주고 싶습니다. 수고하셨고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상영이 끝나고 "'거미집'의 상영은 어메이징하고 위대한 프리미어였다, 관객들은 영화를 즐겼고 반응은 뜨거웠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이어 그는 송강호를 향해 "칸 영화제의 품격을 높여줬다, 중요한 건, 송강호가 여기 칸에 와 있다는 것이다, 칸은 당신의 집이다"라고 인사했다.

해외 언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패트릭 버제스키는 "'거미집'은 영화 만들기의 본질에 관한 정당하고 감동적인 고찰이다, 오직 김지운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라며 '거미집'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에이가 닷컴의 타카노 유코는 "예상했던 것보다 코미디의 강도가 더 세서 놀라웠다, 정말 독특한, 유일무이한 작품"이라고 '거미집'의 독창성에 호평을 보냈다.

'거미집'의 프랑스 배급을 맡은 더 조커스 필름(The Jokers Films)의 마누엘 쉬샤 대표는 "'거미집'은 70년대 한국 시네마의 시간으로 간 영화다, 거장 김지운 감독은 창조의 본질에 대해 깊숙히 파고 들고 송강호는 스크린을 장악한다,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칭찬했다.

한편 '거미집'은 올해 개봉 예정이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