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강풀 "김희원 감독, 내가 먼저 제안해" [N인터뷰]②

강풀 작가/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강풀 작가/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이 지난 18일 최종회인 8회 공개를 마쳤다. '조명가게'는 조명을 파는 가게를 통해 이승과 저승이 연결돼 산자와 망자의 이야기가 교차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원작 웹툰을 그린 강풀이 직접 극본을 썼으며 배우 김희원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조명가게'는 특히 지난해 '무빙'을 통해 화려하게 자신만의 세계관을 디즈니+를 통해 풀어낸 강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김민하, 박혁권, 이정은, 김대명, 신은수 등 남다른 연기력의 배우 라인업까지 완성해 원작 '조명가게'를 좋아했던 팬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1회부터 4회까지는 호러 장르로 이끌어가다 5회부터 분위기를 급선회해 무서웠던 극의 뒷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가족의 사랑과 연인의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 등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낸 '조명가게'. 그간 웹툰을 통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뛰게 했던 강풀 작가는 이번 '조명가게' 드라마에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색채를 드러내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무빙'과 세계관을 연계시키는 마지막 쿠키 영상은 과연 앞으로 제작될 '무빙2'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게 될지 기대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강풀 작가는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조명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디즈니+ '조명가게' 포스터

<【N인터뷰】①에 이어>

-김희원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원래 김희원 감독님을 제가 먼저 제안했다. 김희원 감독님을 근거 없이 감독으로 제안한 게 아니다. '무빙' 현장에서도 눈여겨봤다. 처음에 '무빙' 촬영 현장에 갔을 때가 정원 고등학교 신이었다. 선생님이니 학생 배우들을 앉혀놓고 하는 걸 보면서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서적인 부분이 잘 맞았다. 같이 맞춰나가면서 의견이 달랐던 점은 많이 없었다. 오히려 제가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 간다 하면 좋은 대안을 제시해 줬다. 집이 둘 다 먼데 저희 집 쪽에 와서 얘기를 하면서 뭐하나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래도 이견이 있기는 있었지만 대화로 풀 수 있는 부분이었고 정서적으로 잘 맞았다.

-'무빙'의 성공이 있었으니, 이전보다 디즈니+ 지원이 더 많았나.

▶물론이다. 일단 '무빙'이 망했으면 '조명가게'를 못했을 거다. 일단 이야기가 낯선 방식이다. 다른 플랫폼과 제작사에서 하지 못했을 구성을 할 수 있었던 건 '무빙' 덕분이었다. '무빙'이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런 방식의 이야기를 고집하고 싶을 때 근거가 되어줬다.

-원작에는 조명가게 사장과 정유희(이정은 분)이 부녀 관계라는 설정이 없었는데.

▶원작 때는 그렇게까지 설정을 안 했고 유희의 모녀 관계만 집중을 했다. 이번에 8회에서 감정적인 포인트가 되는 게 주지훈 씨와 이정은 씨 부분이었는데 딸은 말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알아보지 못하는 건 오로지 연기와 연출에 기대어야 했다. 근데 너무 연기를 잘하시더라. 제가 써놓고 우는 건 바보 같은데 눈물이 나더라. 짜릿한 순간이었다.

-배우들을 보며 깜짝 놀랐던 부분이 있나.

▶모든 배우를 다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일단 김설현 씨가 놀라웠다. 설현 씨가 처음에 캐스팅할 때 감독님이 추천을 하셨다. 제가 아는 설현 씨는 제가 연기를 보기 전에는 AOA를 처음 알았다. 20대 미모의 여배우 정도로 알고 있었다. 쓸쓸하고 처연한 게 가능할까 했는데 '감독님이 뭘 보셨겠지' 싶었다. 배우의 눈으로 보이는 게 있었겠지 했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봤을 때 많이 놀랐다. 설현 씨의 연기가 대단히 놀라웠다. 주지훈 씨도 마찬가지였다. 미남 배우라고만 생각하다 처음으로 아버지 역할을 했던 거다. 그리고 박보영 씨가 고마웠다. 다른 배우들은 막 자신들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 친구는 거의 서사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레이션의 역할이 있다. 호러 장르에다가 판타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중심을 잡아줄 차분한 사람이 필요했다. 김희원 감독이 '박보영 배우 어떠세요?' 했을 때 딱이라고 생각했다. 리얼리티가 떨어질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딱 잡아주는 역할을 잘해주신 것 같다.

<【N인터뷰】③에 계속>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