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설현 "김희원 감독, '촌스럽다' 발언 상처받을까 걱정해" [N인터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설현이 '조명가게'를 통해 김희원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원작·각본 강풀 / 연출 김희원)의 주연배우 김설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어두운 골목 끝 유일하게 불을 밝히는 '조명가게'를 찾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김설현 외에 주지훈, 박보영,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등 배우들이 출연했다.
김설현은 극 중 매일 밤 버스 정류장에 홀로 앉아 있는 여자 이지영을 연기했다. 이지영은 조명가게와 비 오는 깜깜한 골목길을 배회하는 여성으로, 매일 자신에게 말을 거는 김현민(엄태구 분)에게 시간이 없다는 의문스러운 말을 하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후 이지영은 김현민과 연인 사이였다는 반전이 드러나고, 김현민이 자신을 만나러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된 후 비극을 맞이한다.
이날 김설현은 김희원 감독이 "촌스러운 시골 여자 같아서 캐스팅했다"는 발언에 대해 "저는 평가 이런 거에 대해 익숙하다"며 "그런 평가 들었을 때 나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중에 감독님이 오셔서 '그렇게 얘기한 건'이라고 하시면서 설명해 주셨는데 제가 상처받을까 봐 설명해 주신 것 같다."며 "뭔가 이번 드라마에서 더 캐릭터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반짝반짝하고 화려한 모습뿐만 아니라 보편화된 감정이나 보편화된 상황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설현은 배우 선배이자 감독으로 데뷔한 김희원과 호흡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연기하기 전에는 긴장이 더 많이 됐었다"며 "아무래도 하나하나 더 뜯어보실 것 같고 뭔가 들킬 것 같았다, '내가 다 드러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긴장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를 하나하나 다 보시고 짚어주셔서 고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설현은 "연출자마다 연출 방식이 다르지만 감독님은 진짜 배우의 캐릭터 연기를 같이 고민해 주시는 것 같다"며 "모든 연기를 본인이 직접 다 해보신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같이 고민해 주신 점이 저는 좋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배우들이 자기 연기에 만족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연출을 하셨는데 그래서 배우들도 다 만족했었다"고 털어놨다.
강풀 작가의 피드백에 대해서는 "'너무너무 너무 좋았다'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귀신 비주얼, 바느질 연기 등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그런 신이 왜 필요한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를 많이 시켜주셨다"며 "지영이의 의지가 굉장히 드러났어야 하는 신이어서 의지를 담아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민이를 살리고 싶은 의지를 담으려 했다"며 "설명을 잘 해주셔서 그렇게 하는 게 저한테는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김설현은 칭찬이 자신을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고도 밝혔다. 그는 "사실 따끔한 지적을 더 많이 받았던 사람으로서 칭찬받는 게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칭찬받으면 더 좋은 것 같다"고 운을 뗀 후 "스스로 자책하는 스타일이어서 스스로 칭찬을 못 해주는 스타일"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지적 받으면 더 주눅 들게 되고 칭찬받으면 조금 더 신나서 신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저한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배우로서 더욱 성장했다고도 고백했다. 김설현은 "올해 시간을 잘 보낸 것 자체를 칭찬해 주고 싶다"며 "연기를 하다 보니 배우라는 직업이 기다림이 어렵구나 깨달았다, 선택을 받아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보니 언제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차기작이 없는 상태가 불안하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수 활동 때는 주도적으로 앨범을 만들어서 발매 시기를 정하고 그랬는데 배우 생활은 선택을 받아야 하다 보니 처음엔 불안했다"며 "올해는 그 시간을 잘 보냈던 것 같고 빈틈을 잘 채워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설현은 "작품을 하다 보면 사실 작품을 끝날 때쯤 되면 되게 연기라는 걸 알 것 같더라"며 "'아 맞아 연기라는 게 이런 거지' '아 이 지영이라는 캐릭터가 이런 거지' 이러면서 알게 되는데 또 작품을 끝나고 촬영을 좀 쉬다 보면 또 그런 알 것 같던 그런 것들이 휘발되더라, '이제 알 것 같다'는 감정이 들었을 때 빨리 또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한편 '조명가게'는 8부작으로 지난 18일까지 전편이 공개됐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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