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전, 시대의 아이콘 만드는 진정성의 트렌드세터 [정덕현의 페르소나K]
"좋은 음악은 사랑이 담긴 엄마 음식 같아요. 과정이 중요하죠"
이효리, 샤이니, f(x), 슈퍼주니어, 걸스데이, 동방신기부터 엑소, 소녀시대, 레드벨벳, 태민, NCT 드림, 오마이걸, 아이브, 있지 등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무수한 K팝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인물이 있다. 바로 라이언 전(전세원)이다. 아마도 대중들에게는 몇몇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캐릭터 강한 프로듀서로 기억될 수 있지만, 그렇게 비친 모습이 그의 전부는 아니다. 그는 2008년 말부터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당대의 톱 아티스트들과 작업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국내의 톱 레이블들은 그와 협업하려 한다. 그가 작업해 온 곡들 하나하나의 면면을 보면, 어떻게 매번 이토록 많은 히트곡들을 내놨을까 싶지만 그건 결과만 확인할 수 있는 우리가 느끼는 착시현상일 뿐이다. 그 뒤에는 자신이 하는 음악 작업에 대한 애정과 존중, 그리고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태도가 숨겨져 있으니.
◇ 트렌디 하기보다 트렌드 세터가 되고 싶다
(서울=뉴스1)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난 라이언 전은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고 한다. 음악을 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지만, 부모는 음악 하는 걸 반대했다. 그러다 15세에 미국으로 가족이 이민을 가게 되면서 음악의 신세계가 열렸다.
"어려서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같은 음악들을 들으면서 자랐거든요. 그러다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가면서는 또 다른 음악의 신세계가 열렸어요. 우 탱 클랜, 마이클 잭슨, 프린스 같은 음악들을 들었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막 데뷔하던 시절의 음악도 들었어요. 처음엔 취미로 하다가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드럼도 치게 되면서 점점 음악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성격이 뭘 하나를 하면 파는 성격이거든요. 밴드를 하면서 록 음악을 들었고 당시 너바나부터 시작해서 매릴린 맨슨 등 별의별 음악 장르들을 다 들었죠. 당시 타워레코드 같은 숍에 학교 끝나면 가서 음악을 듣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했죠. 그러면서 가수 해보겠다고 오디션도 보고 음악 샘플도 만들어보고 했는데, 물론 당시에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은 아니었어요."
사실 당시만 해도 세계를 선도하던 미국의 팝 음악과 한국의 가요계에는 '갭'이 분명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유행하는 음악 트렌드를 일찍이 알고 있는 이들이 그 장르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큰 인기를 끌곤 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갭은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 이미 네트워크가 글로벌하게 연결되어 있어 거의 실시간으로 음악을 동시에 듣는 시대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유행이니 트렌드니 하는 건 그래서 읽어내야 하는 건 맞지만 창작자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게 됐다.
"저는 그런 유행을 솔직히 좀 싫어해요. '트렌드 세터'가 되고 싶지 트렌디 하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늘 바라보고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유행들은 참고 정도만 하는 정도예요. 어떤 음악이 나오고 그것이 유행이 돼서 조금씩 변형되는 음악들이 나오고 하는데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어요. 과거에 10㎞의 속도였다면 지금은 한 100㎞ 정도 되는 느낌이죠. 그래서 오히려 오리지널리티를 누가 먼저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어요. K팝도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됐지만, 제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어요. 미국에서 데모 들고 다녔을 때 은근히 너네가 무슨 음악을 아냐는 식으로 소외를 받곤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경계선들이 없어진 것 같아요. 어떤 스타일로 옷을 입어도 그걸 새롭게 보면 새로운 장르가 되는 거죠. 최근에는 그래서 K팝이 가진 트레이닝 시스템 같은 거를 해외에서도 시도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나오는 음악에서 독창적인 오리지널리티가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그건 K팝에도 그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는 걸 말해주죠."
◇ 이민자 정서가 가져온 퓨전의 시너지
라이언 전은 2008년에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이라고 소외받아서 한국은 나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결코 쉽지 않았다. 문전박대를 많이 당했고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거의 포기를 해야 하나 싶은 상황에서 그의 진가를 알아봐 준 건 이성수 전 SM엔터테인먼트 대표(당시 팀장)였다. 샤이니의 '겟다운', '루시퍼'가 나왔고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을 만들면서 점점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 가고 또 한국으로 돌아와 경험했던 두 문화의 섞임이 음악에도 자양분이 됐다.
"다른 문화가 섞이게 된 경험이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10대 때 가서 저는 한국문화가 제 몸에 배어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한국에 돌아오니까 그렇지 않은 거예요. 물론 사고방식은 다르지 않은데 중간에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았던 시절이 잘려져 있는 거죠. 완전하지 않지만 두 문화를 경험한 것이 있어 양측을 계속 배우는 입장이에요. 한국 뉴스를 열심히 보지만 미국 뉴스도 열심히 보고, 한국 경제와 미국 경제를 같이 보고, 음악도 한국 걸 들으면 또 미국 걸 열심히 듣는데 그런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최근 전 세계는 이민자 문화에 대산 관심이 급증했다. '미나리'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가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성난 사람들'이 에미상 8관왕이 됐다. '파친코'처럼 재일한인을 다룬 콘텐츠가 애플의 1000억 투자를 받아 제작되기도 했다. 세계가 이민자 문화에 관심을 갖는 건 이제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고, 그래서 문화의 경계지대에 서 있는 이민자들의 삶이 보다 가치 있게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K팝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그 경계의 퓨전이 K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는 음악을 항상 음식으로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김치에다 휘핑크림을 올리면 어떨까, 거기서 새로운 맛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호기심이 많아요. 캐러멜 솔트 같은 게 있잖아요. 단짠 단짠한 맛. 단맛과 짠맛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서로의 맛을 강화시키기도 하죠. 음악도 이런 퓨전이라고 봐요. 제가 얼마 전 태민의 '섹시 인 디 에어'를 할 때 장르를 4개를 넣었거든요.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했어요. 이게 이상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다른 거를 조합하는 거, 이게 우리의 기술이야, 그러니까 내 말 믿고 해보자며 몇 개월에 걸쳐 그 음악을 만들었는데 결과물이 좋았어요. 저는 작곡가들 사이에서 별종으로 불리거든요. 한국 사람인데 미국 사람 같다고 하는데, 그 양쪽을 크로스오버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오니까 저는 이걸 긍정적으로 봐요."
◇ 타고난 협업 체질
최근 음악의 작업 방식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악기를 연주하며 하는 방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보다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프로듀싱 방식이 일반적이고 '송캠프'처럼 수십 명이 모여 함께 작업하는 협업도 당연해졌다. 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밤낮을 넘나들며 협업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협업은 크리에이티브가 어딘가 혼자 하는 작업처럼 여겨온 우리에게는 한때 낯선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던 것이다.
"혼자 꼭 해야 될 이유가 있나 싶어요. 사실 음악은 멜로디 하나로 이렇게 나오는 게 아니라 여러 요소들이 하나로 조화되는 거잖아요. 오케스트라의 경우도 브라스부터 스트링, 퍼커션 이렇게 모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이 나오죠. 제가 못하는 부분을 누가 채워줄 수 있는 건데 예를 들어 '치티 치티 뱅뱅'할 때 세 친구가 모여서 했는데 한 친구는 아이디어가 없지만 악보를 볼 줄 알고, 한 친구는 악보를 볼 줄 모르는데 아이디어가 있는 그런 상황이 무슨 혼돈 그 자체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 와중에 재미있는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전 늘 그렇게 여럿이 같이 작업을 했어요. 작품이 나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싶지 내 거 네 거, 저작권이 더 작네 마네 하는 건 진정한 예술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해요."
예술에 있어 협업은 사실 해외에서는 늘 해왔던 방식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한 아티스트가 모든 걸 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이건 한국의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늘 넘버 원이 되어야 하는 그 강박관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음악에서도 그래서 '천재' 얘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생겼던 게 아닐까.
"스포츠로 이야기하면 한국은 개인 스포츠에 강해요. 양궁, 피겨스케이팅,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이런 거 너무 잘하잖아요. 근데 축구나 야구 같은 팀 스포츠로 가면 좀 약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때때로 2002 월드컵 때처럼 뭉치면 끝내주게 잘하는 경우가 있어요. 즉 누가 감독을 하고 기회를 공평하게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거죠. 저는 그래서 곡을 쓰는 데 있어서 조금 뒤로 빠지고 더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또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해 주려고 해요. 또 제가 이를 통해 배우기도 하죠. 다른 역할들이라고 해도 모든 걸 깊게 공유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 영감을 많이 받고 더 좋은 게 나오거든요. 저작권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먹겠다고 숟가락 꼽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늘 협업을 하려 하고 공평하게 나누자고 해요, 그걸 동의하는 사람들하고만 작업을 하죠."
이런 협업에 대한 마인드는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다. 흔히 한 사람의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백 사람의 평범한 생각들이 뭉쳐졌을 때 더 힘을 발휘한다고들 말한다. 게다가 요즘은 협업의 네트워크가 디지털 기반으로 더 글로벌해졌다.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협업이 가능해진 시대에 그 문화들을 이해하는 경계인으로서의 위치와 열린 마인드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진 자질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협업에 있어서는 제가 트렌드세터라고 자부합니다. 과거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게 시스템화되어 있으니까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티스트와도 작업할 수 있는데, 그래서 밤낮이 없어요. 지구가 계속 돌고 있어서 시간대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매시간 연결되어 있다 보니 잠을 잘 못 자요. 계속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리죠. 해외의 누구와 작업을 해야 한다는 알람들이에요."
◇ 왕도는 없다, 진심만이 길일 뿐
라이언 전은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KBS 2TV '리슨업', JTBC '피크타임'에 이어 '프로젝트7'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형식은 알다시피 한국 사회의 경쟁시스템의 압축판이고 어찌 보면 K팝의 시스템을 방송화한 것처럼도 보인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팬덤도 만들어지며 팀으로 꾸려져 데뷔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경쟁을 통해 하나의 팀이 꾸려진다는 점에서 보면 경쟁과 화합의 이율배반적인 요소가 뒤섞인 시스템이다.
"한국은 경쟁의 나라예요. 그게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여기서 살려면 그 문화를 받아들여야 되는 거 아니냐고 연습생 친구들한테도 이야기하곤 해요. 저도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 경쟁으로부터 배우거든요. 또 그 연습생 친구들한테도 배우고요. 어쨌든 기회는 모두에게 오는 게 아닌 현실이라 인내심을 배우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팀워크도 배운다면 오디션 프로그램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방송을 보면 서바이벌이라 누가 이기는가 그런 거에 너무 집중이 되는데 저는 방송과 상관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코칭들을 다 해주거든요."
그는 다소 직언을 하는 편이라 방송에 비친 모습이 다소 '센' 느낌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본 내 느낌은 완전히 정반대로 훨씬 감성적이고 예의 바른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방송과 실제 사이의 차이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진심으로 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그래서 진심이 아니라는 게 보이면 돌려서 말하지 않아요. 딱 집어서 말하죠. 그렇게 하는 건 제가 하는 한 마디가 그 친구들에게 분명한 영향을 주고 싶고 또 잘 되게 해주고 싶어서예요. 저는 방송인은 아니에요. 방송 이미지 관리한다고 진짜 할 이야기를 못 해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죠. 오디션 프로그램을 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진심으로 하지 않으면 방송도 또 거기 나온 연습생 친구들도 성공할 수 없어요."
◇ 라이언 전이라는 고유성은 엄마 같은 정성에서 나온다
최근 K팝은 'K팝'에서 'K'를 뗀 것 같은 보편적인 팝으로 가는 모양새다. 로제의 '아파트' 같은 곡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제아무리 팝에 가까워진다고 해도 K팝이 갖는 고유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라이언 전은 말한다.
"한국말이 들어간 음악의 어떤 아이덴티티는 그 안에 외국음악들이 들어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런 음악을 해외에서 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거죠. 적어도 제가 하는 음악 작업들은 그래요. 저는 좀 복잡한 음악 작업을 거치는 스타일이거든요. 여러 단계를 거쳐요. 그래서 누군가는 5분 만에 썼다, 1시간 만에 썼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음악을 하지 않아요. 한 곡에 6개월에서 1년 많게는 2년이 걸리기도 해요. 협업의 과정을 통해 고쳐보고 바꿔보고를 반복해요. 대중들에게 뭔가 선물 같이 드려야 하는데 뚝딱뚝딱하는 건 되게 성의 없어 보이잖아요. 저는 이 성의가 중요하다 생각해요. 너무 꼰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음악은 좀 클래식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거든요. 고전적인 음악들이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팝음악도 거기서 파생됐으니 거기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죠. K팝도 마찬가지예요. 한국음악과 해외음악을 접목해도 그 균형은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어만이 아니라 한국어 가사가 들어가야 되고 K팝의 아이덴티티는 가져가야 한다는 거죠."
라이언 전과의 인터뷰에서 내내 느껴지는 건 음악 작업에 있어서 창의적인 것만큼 중요한 게 태도 자체라는 사실이었다. 지나치게 도파민 중독의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 정작 중요한 건 음악의 가치 그 자체라는 거였다. 그는 결국 좋은 음악이 대중들에게 통한다며 이를 엄마의 음식에 비유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음식도 맛있잖아요. 사실 저희 엄마 음식은 그렇게 맛있지는 않거든요. 100점짜리는 아닌데도 엄마의 어떤 그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이 음식을 어떻게 이기나 이거죠.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마이클 잭슨, 프린스 이런 음악들이 평생 가는 건 바로 그 진정성이 가득한 과정들 때문이에요. 대부분은 결과만 놓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결과가 안 좋으면 저는 분명히 과정에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엄마 음식처럼 사랑과 정성을 다해야 웰메이드 음악이 된다고 생각해요. 디테일하게 시대의 흐름도 읽어내고, 아티스트에게 딱 맞는 곡을 만들고, 또 객관적인 입장에서 냉정히 바라보면서 작업을 하려 하죠."
◇ 시대의 아이콘을 만들어가는 사람이고 싶다
바야흐로 퍼포머의 시대에서 프로듀서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음악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에게 이들을 위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끝을 안 볼 거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마세요. 먼저 이걸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잘하는 건지를 잘 봐야 해요. 저는 잘하는 건 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잘하는 건 따로 있어요. 근데 그 잘하는 걸 해보니 항상 한계점이 있더군요. 근데 좋아하는 걸 하면 끝이 없어요. 그러니까 음악을 하겠다는 분들이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거냐 아니면 좀 잘해서 하는 거냐는 건 중요해요. 적당히 잘해서 하는 거라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좀 표현이 그렇지만 미쳐야 된다고 봐요. 미친 사람과 싸우면 절대 못 이겨요.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미친 사람이죠. 음악에 미쳐있고 음악을 너무 사랑하니까요."
본인이 시대의 아이콘이라면 어떤 걸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설명할 수 있겠냐는 다소 무거운 우문에 라이언 전은 다음과 같은 현답을 내놨다.
"저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고 싶지는 않고 대신 시대의 아이콘을 만들어가는 사람이고 싶어요."
K팝이 전 세계적인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주로 그 화려한 앞면이다. 하지만 그 앞면은 그 뒤에서 지난한 과정들을 묵묵하게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어 존재하는 것이다. 라이언 전은 바로 그들을 진정성을 갖고 가장 선두에서 이끄는 트렌드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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