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희 "여성 배우가 이끈 '정숙한 세일즈' 좋은 기회 된 작품"
[N인터뷰]① '정숙한 세일즈' 주연 이세희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년여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이세희(33)의 변신이 돋보였다. 2021년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서 박단단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정숙한 세일즈'에서 완벽하게 인물에 녹아든 열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17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연출 조웅)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드라마다. 3%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이 작품은 입소문이 나며 상승세를 탔고, 최종회는 8.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극 중 이세희는 금제의 '잇걸'이자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 이주리 역으로 분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주리는 파격적인 의상을 즐기며, 자신에게 음흉한 시선을 보내는 남자들에게도 웃는 얼굴과 애교 넘치는 말투로 뼈를 때리는 인물이다. 특히 한정숙(김소연 분), 오금희(김성령 분), 서영복(김선영 분) 사이에서 당찬 막내로 활약했다.
드라마를 마치고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난 이세희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라는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정말,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 회는 봤나. 특히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했는데.
▶희망차게 마무리해서 정말 좋았다. 특히 우리 드라마가 6%대를 넘은 적이 없어서, 그 정도만 넘어도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8.6%가 나온 거다. 마지막에 시청자분들이 선물을 준 거라 감사하다. 너무 신나서 (김)선영 언니한테 연락하고, 정말 좋고 드라마 같다고 얘기했다.
-성인용품을 다루는 소재인데 낯설진 않았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나도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됐는데 현장에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같이 공유하니까 즐겁더라. 사실 성인용품이 절대 나쁜 게 아닌데, 2020년대인데도 직접 드러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 이런 얘기를 안방에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런 용품이 있다는 걸 정말 몰랐던 분들도 계실 텐데, 이 드라마를 통해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이라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30대, 40대, 50대 여성 배우들이 주연으로 해서 이야기가 나오는 게 드물지 않나. 우리 작품에 로맨틱 코미디가 많이 나오지만, 여성들이 극을 이끌어 갈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누구나 어머니나 여동생, 언니가 있으니까 공감할 만한 얘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통해서 또 편견을 깰 수 있어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여배우들만 나오는 얘기가 많이 없는데, 내 친구(배우 우다비, 김윤혜)가 드라마 '정년이'에 나오고 있어서 서로 정숙, 정년이 얘기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정년이'와 동시간에 같이 나와 정말 좋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도움이 되고, 또 여자들끼리 해도 잘 될 수 있다는, 그런 좋은 기회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미혼모인 이주리 캐릭터를 맡아서 어땠나.
▶우선 이 캐릭터가 미혼모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부담감은 있었다. 내가 미혼모라는 역할에 아무리 이입하더라도 그 깊이에 못 미치지 않겠나. 그래도 주리는 맹목적으로 아들만 보는 캐릭터가 아니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캐릭터이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아는 인물이라 그런 점을 생각했다. 주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주리가 어떻게 그 성격이 됐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주리 역을 위해 파마머리 등 1990년대 초반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의상, 분장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나도 91년, 92년 광고 모음을 찾아봐서 당시 최신 유행하던 스타일을 캡처해서 이런 게 좋을 것 같다고 보여줬다. 또 주리가 김완선 선배님을 좋아하는 캐릭터라 그런 모습도 반영했다. 그렇게 나온 파마머리가 딱 베스트인 것 같더라. 아주 마음에 들었고, 그 의상에 그 머리를 하면 주리처럼 당당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캐릭터에도 이입하기 쉬웠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는데.
▶그 인물 자체로 보이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신사와 아가씨'의 단단이인 줄 몰랐다는 평이 정말 좋았다. 주리 캐릭터로 온전히 보였구나 싶어서 감사하더라. 주변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서 내가 이런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연기하면서 아쉬운 점은 있었나.
▶늘 아쉬움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주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느 정도 가깝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 혼자만 해서 되는 게 절대 아니고, 주변 사람들, 특히 언니들 덕분에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혼자면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접하는 게 정말 많았고,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하다 보니 이렇게 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됐다.
<【N인터뷰】②에 계속>
seung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