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나은 "이미지 변신 필요 시기…앞머리도 큰 결심"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손나은은 '가족X멜로'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지난 15일 12부를 끝으로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극본 김영윤 / 연출 김다예)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 드라마로, 손나은의 연기 성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도 주목받았다.

손나은은 극 중 대형마트 MD 변미래로 활약했다. 변미래는 아빠 변무진(지진희 분)이 사채까지 써서 집까지 말아먹고 엄마 금애연(김지수 분)과 이혼하자, 일찍부터 집안의 가장이 된 당차고 생활력 강한 K-장녀다. 1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아빠와 엄마의 재결합을 가장 크게 반대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성장통을 겪고, 마트 사장 아들 남태평(최민호 분)과도 사랑을 이뤄간다.

손나은은 걸그룹 에이핑크 출신으로 '무자식 상팔자'(2012) '두번째 스무살'(2015)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저녁 같이 드실래요?'(2020) '인간실격'(2021) '고스트 닥터'(2022) '대행사'(2023) 등 작품을 통해 점차 연기력을 쌓아왔다. '가족X멜로'에서는 그간 보여줬던 화려한 캐릭터들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와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다채로운 관계 표현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손나은은 자신을 향한 쓴소리를 통해 배우로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그때를 계기로 저도 연기에 대해서 더 돌아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던 것 같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앞으로 꾸준히 오래 일하고 싶은 게 목표"라는 그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가족X멜로'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낸 손나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영 소감은.

▶방송을 시작하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시원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가족X멜로'가 없는 주말이 허전할 것 같다.

-드라마 결말은 만족하나.

▶해피 엔딩인데 미래는 사랑도 일도 가족도 다 챙겨서 좋은 결말로 끝나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본방은 챙겨 봤나.

▶챙겨 봤다. 볼 때마다 긴장하고 봤다. 촬영할 때도 생각이 나고 '그때 이랬었지'란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니까 객관성을 갖고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재밌게 봐준 시청자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에 오르고 아시아권에서도 주목받았다.

▶그걸 느끼거나 하진 못했다. 비영어권 1위를 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배우 입장에선 열심히 찍은 작품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이번에 처음 깨달았고 신기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시는구나 해서 앞으로도 더 뭔가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 호평도 많이 찾아봤나.

▶저는 반응을 다 찾아본다. 아무래도 이제 연차가 있다 보니까 크게 흔들리진 않는데 저도 연기하면서 100% 만족할 수 없고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어떤 반응이든 다양하게 봐주신 것에 있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좋은 소리든 쓴소리든 저도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나가야겠다 했다. 뭔가 연기를 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사실 이번에 약간 처음 겪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미래 캐릭터에 공감해 주시는 댓글들이 좀 많아서 그게 진짜 기분이 좋더라. '미래가 너무 안쓰럽다' '미래가 어떤 심정인지 알 것 같다' '미래를 응원한다' 이런 글까지 보면 정말 감사하더라. 제 캐릭터에 감정 이입해주시고 봐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이전하고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게 됐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연기에 대해 기대했던 반응은 있었나.

▶아무래도 전과 캐릭터가 완전히 달랐다. 미래만의 털털하고 꾸밈없고 자기 희생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캐릭터의 모습을 언젠가 한 번은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이 작품이 너무나 딱 맞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이런 모습도 대중분들께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고 생각보다 '이런 캐릭터도 잘 어울린다'는 이런 반응도 있어서 제 스스로는 만족했다.

-손나은이란 배우에게 제안을 했던 이유가 어떤 포인트였는지 들은 게 있나.

▶전 작품이 너무 화려한 캐릭터다 보니까 뭔가 이런 이미지 변신이 필요한 시기였기도 했고 이런 캐릭터를 안 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도 뭔가 저한테 더 욕심을 내셨던 것 같다. 손나은이라는 배우가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고 그래서 감독님께서도 앞머리나 헤어 스타일 등 제안을 많이 주시기도 했다. 리딩을 하다 보니 제게서 미래의 모습을 보신 것도 같다.

-변미래가 극에서 굉장히 많은 일을 하는 캐릭터인 만큼, 준비 과정이나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나.

▶미래는 진짜 하는 일이 많았다. 다양한 신, 감정도 많았고 모든 등장인물들과 마주하는 신이 많았다. 미래 자체도 매사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신마다 충실히 연기했다. 집에 있을 때는 장녀처럼 책임감 있고 가족들을 챙기려 했고, 직장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장녀로서 책임감도, 생활력도 강한 캐릭터였는데 공감을 했는지 궁금하다. 미래와도 닮은 점이 있는지.

▶장녀로 공감이 가는 부분은 많았다. 그래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대화하는 신, 동생과 티격태격하는 신을 보면서 나와 엄마 같고, 나와 동생 같더라. 엄마한테 직접 얘기 못 하는 걸 강아지한테 얘기하는 장면도 진짜 엄마와 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와 닮은 부분이라고 한다면 미래는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고 근성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저도 이쪽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까 그런 면에서는 저도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미래가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나.

▶너무 많다.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였으니까. 돈과 집을 걱정하는 신들도 그렇고 옛 남자 친구가 찾아와서 당황하게 만드는 신도 그렇고 미래는 왜 이렇게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살까,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직장인 스타일링에 힘쓴 부분이 있다면.

▶스타일링이나 비주얼도 연기의 기본이고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캐릭터 만들 때 항상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 중 하나다. 4년 차 직장인 역할인 데다 MD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캐릭터인데 내근과 외근을 하다 보니 어디든 뛰어다닐 수 있도록 일상적이고 편안하면서도 갖춰져 있는 의상을 입으려고 해서 직장인들 패션을 지켜봤던 것 같다. MD다 보니까 재고나 매출을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서류 등을 잔뜩 들고 다닐 수 있는 빅백으로 포인트를 줬다. 미래 패션의 완성은 5샷 아이스 아메리카노이기도 하다.(웃음) 출근길에 커피를 마시는데, 이런 것들도 많이 찾아보기도 했고, 시안 같은 걸 스타일리스트와 공유하며 만들어가기도 했다.

-헤어 스타일 변화가 컸다.

▶헤어 스타일이 가장 큰 변화이긴 했다. (헤어 스타일이) 데뷔 이후 가장 큰 변화였는데 사실 머리를 길러오다 앞머리를 자른다는 게 큰 결심이 필요했다. 좋은 캐릭터가 있으면 그때 꼭 도전해 봐야겠다 했었는데 이번 캐릭터에 마침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큰 결심을 했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