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센캐' 위해 8㎏ 찌워…남자들과만 액션, 버거웠지만 행운" [N인터뷰]①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를 보고 나면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있다. 탁월한 전투력에 정의감, 따뜻한 마음마저 갖춘 '언더독 히어로' 2층(이주영 분)이 그 주인공이다. 이주영(37)이 분한 이 캐릭터는 배우가 가진 특유의 아우라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친구들은 제가 (극 중에서) 많이 맞으니까 '너 맞는 거 못 보겠다'고 '진짜 맞은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진짜 맞은 건 아니에요.(웃음) 그래도 액션을 하면서 다치기는 했었어요. 실제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고생도 많이 했고요."

최근 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여덟 명의 인물이 여덟 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첫 OTT 시리즈물 도전작으로 배진수 작가의 인기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했다.

한재림 감독은 극 중 1층, 2층부터 7층, 8층까지 층수로 명명되는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 각본상의 이름을 설정해 뒀다. 캐스팅 전에 설정해 둔 이 이름은 각 층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2층의 이름은 '춘자'였다. 춘자는 '더 에이트 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여성임에도 운동선수 출신인 7층(박해준 분)에 뒤지지 않는 막강한 체력과 전투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센 캐릭터는 많이 했는데 액션이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에요. (박해준) 선배님과는 일대일 액션 장면도 있었고, 제가 모든 액션 장면에 다 들어가 있었어요. 그것도 남자들이랑만 해요. 버거울 때도 있었는데 그런 것이 한편으로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 또 이렇게 해보겠어요?"

처음 춘자 역할을 두고 한재림 감독이 바랐던 조건이 몇 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는 키가 커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해준과 일대일 액션을 했을 때 시각적으로 밀리는 느낌이 나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역할이 결정되고 난 뒤에는 증량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8㎏을 찌웠어요. 배가 고플 때마다 먹었는데 그 이상은 안 찌더라고요. 최대한 찌워봤죠. (박)해준 선배님도 야구선수여서 10㎏을 찌우셨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더 두껍고 체격이 있어 보이셨어요. 근육질의 캐릭터라 (준비 과정에서) 일과가 헬스장 갔다가 요가 가기였어요. 혹은 액션 스쿨에 갔다가 헬스장 갔다가 요가를 가거나 하는 식이었어요. 운동선수들이 이렇게 살겠구나 싶었죠. 그럴 정도로 운동에 푹 빠졌어요."

'더 에이트 쇼'에는 이주영의 요가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2층이 '머리 서기'를 하는 모습인데, 이는 어떤 효과를 거치지 않고 이주영이 직접 선보인 요가 기술이다.

'더 에이트 쇼'가 공개된 후 다양한 반응을 얻었다. '멋있다'는 반응이 많았고, 아련해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너무 많이 맞았다, 너무 고생했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저를) 왜 이렇게 때리냐고 하시더라고요. 이입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사실 춘자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는 많이 없잖아요. 다들 자기 것을 챙기느라 바쁘고 외면하고. 아마도 그런 사람들이 이 사회에 많이 없어서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사람들에게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인터뷰】 ②에 계속>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