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박준형, 나자레서 오열 10대 소년같아…감동" [N인터뷰]①
'지구마불 세계여행2' 김태호 김훈범 PD 인터뷰
- 안은재 기자
"이런 것을 기대하고 섭외한 분이 아니었는데 10번 봐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김태호 PD와 김훈범 PD가 '지구마불 세계여행2' 속 명장면으로 포르투갈 나자레 해변에서 god 박준형이 오열했던 것을 꼽았다.
김태호 PD의 제작사 테오가 제작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 5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연출을 맡은 김태호 김훈범 PD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ENA 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NA를 통해 방영된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2')은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김태호 PD가 설계한 현실판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해 주사위에 운명을 맡긴 채 세계 여행을 떠나는 여행 예능이다. 앞서 방송된 시즌1은 ENA 상반기 예능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고,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유튜브에도 누적조회수 6000만 뷰를 넘겼다.
새롭게 돌아온 시즌2에서는 스타 게스트들과 함께하며 활력을 더했다. god 박준형, 코미디언 김용명, 배우 김도훈, 공명, 원진아, 강기영 등이 여행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며 색다른 케미스트리는 물론 생생한 리액션으로 시즌1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오는 8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는 '지구마불2'의 김태호 김훈범 PD를 만났다.
-'지구마불2'를 선보인 소감은.
▶(김태호 PD) 좋은 콘텐츠가 많아서 시청자 눈에 들기 쉽지 않아 선택받지 못할 때는 서운함도 크겠지만 ('지구마불2'를 촬영한) 후배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볼만하고 재밌었을 것 같아서 (공개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매주 농담처럼 재밌는 콘텐츠를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보게 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지구마불2'는 저도 보면서 즐거웠다.
-'지구마불2' 게스트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김태호 PD) 시즌적으로 11월, 12월은 연예인, 셀럽분들이 가장 바쁜 시기다. 누구를 데려가야지 하는 느낌보다는 여행 갈 때 어떤 캐릭터가 좋을지 고민했다. 캐릭터에 맞는 분을 선정해서 미팅했다.
-곽튜브, 원지, 빠니보틀 님과 새로운 파트너들의 케미스트리는 어떻게 예상했나.
▶(김태호 PD) (파트너와 여행 크리에이터의 케미스트리가) 예상과 맞은 경우도 있고 달랐던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여행 크리에이터가 고르는 게 아니고 파트너가 여행 크리에이터를 고르는 상황이었다. 원진아 님은 고민을 많이 했다. 곽튜브를 실제로 고르려고 했다. 공명이나 준형이 형은 정해진 짝이 없었다. 그날의 선택이 저에게 의외인 경우도 있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선택해서 후반전 파트너도 저희도 기대하면서 봤다. 김용명 님도 선택이 가장 짧았고, 김도훈 님도 처음부터 빠니보틀을 선택했다.
-시즌1에 비해 파트너 비중이 높아졌는데, 제작진의 고민이 반영됐나.
▶(김태호 PD) 크리에이터분들의 고충도 듣다 보니, 보통 시즌을 준비하기 전에 3개월 시뮬레이션을 한다한다. 4, 5라운드에서 레퍼토리가 나오는데 긴 과정을 이들끼리 하는 것을 힘들어하셨다. 시즌1 때도 날씨 변화도 있고 시차 변화도 있어서 컨디션 조절이 중요했다. 컨디션 조절이 함께 동반자가 있으면 어떨까 했는데, 저희 콘텐츠와 세분의 콘텐츠 차별점으로 파트너를 활용하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실험했다.
▶(김훈범 PD) 원지 팀은 제작진과 케미스트리가 있어서 괜찮았다면, 빠니보틀이나 곽튜브는 이따금 심심하다고 이야기했다. 본인 채널과 크게 차이가 없고 말동무가 없으니 외롭다고 했다. 시즌 중간부터는 동반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전에는 여행할 때 순위와 콘텐츠 질을 신경쓰는데 집중했다면을 지금은 오롯이 즐기는 상태로 즐겁게 촬영했다.
-두 PD가 뽑는 명장면은 무엇인가.
▶(김태호 PD) 포르투갈 나자레 해변에서 준형 형이 오열했던 것이다. 나자레에서 훈범 PD는 현장에 있었다. 10번 봐도 눈물이 났다. 그것을 기대하고 섭외한 분이 아니었다. 곽튜브와 궁합이 쌓아가면서 예능적으로 재미를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울음을 터트릴 때 표정이 10대 소년 같으셨다. 순수함에 감동이 왔다. 상처를 덮어놓고 해맑게 보내셨던 모습이 감동스럽게 보여서 가장 먼저 떠올랐다.
▶(김훈범 PD) 나자레에 갔을 때 생각지 못한 순간에 울음이 터질 때 감동이었다 카메라 감독님, 저도 모두 울면서 찍었다. 포르투갈 새로운 곳에 반신반의하면서 갔다.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출연진들이) 고민을 없앨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동이었다. 이번에 빠니보틀이 간 브라질 보니또도 비현실적이었다. 대형 수족관이 굽이굽이 펼쳐진 모습을 보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 판에 놓이는 나라는 어떻게 선정하나.
▶(김태호 PD) 나라 선정은 즉흥적인 주사위로 결정되지만 주사위 보드에 어떤 나라가 들어갈지 굉장히 많이 고민한다. 대륙 별로 지금 나라의 2~3배 가능성을 두고 크리에이터들이 할 만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사전 조사하고 보드에 어떤 나라를 넣을지 고민한다. 저희끼리 실제 크리에이터가 돼서, 만약 인도가 걸렸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아이템을 제시하면서 한다.
▶(김훈범 PD) 마지막까지 나라를 바꿨다. 자료조사를 할 때 빠니보틀이라면, 곽튜브라면, 원지라면 등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했다. 맛집만 많으면 빠니보틀이나 원지가 할 게 없고 곽튜브만 좋은거니. 선정 기준을 둘 때 크리에이터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다.
-유튜브만의 여행 예능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송에서도 여행 예능을 많이 하는데 '지구마불'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계기는.
▶(김태호 PD) 처음부터 여행 콘텐츠를 만들어야지 보다는 2022년 여름 햄버거 가게에서 노홍철 씨 통해서 만났다. 방송국이 지금은 인력도 많이 들어가고 사람이 점점 많아져서 그렇지 20년 전에는 카메라 한 대 두대로 찍기도 했다. 그때 리얼함, 터프함이 그립기도 했다. 이분들은 그렇게 하고 계신 것 같아서 배우고 싶어서 즉흥적으로 '해보시죠' 라고 하다 보니 여행 콘텐츠로 돼서 시즌1이 됐다. 여행 콘텐츠는 코로나가 큰 영향을 줄 때보다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보지만 경제 상황을 떠나서라도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게 여행과 음식이다. 여행은 계속 진행이 되는데 어떻게 차별성 있게 갈 것이냐를 고민해서 '지구마불' 게임 요소를 넣었다. 여행을 예능스럽게, 게임스럽게 만드려고 하는데 시간을 기울였다.
-여행 콘텐츠의 소재 고갈은 어떻게 돌파하려고 하는가.
▶(김태호 PD) 처음 시작할 때는 UN 가입국만 200개 넘는다고 생각해서 갈 수 있는 나라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나라가 있고 관심을 안 가지는 나라가 있다. 아무리 많이 간 곳이어도 시청자들이 좋아하면 포함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같은 나라 중에 자료를 찾아도 없는 나라가 있더라. 부두교 의식이라든지 그런 게 그림이 세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함께 익숙한 콘텐츠 조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빠니보틀, 곽튜브는 '지구마불'을 함께 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여러 예능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여행 크리에이터 분들이 다른 여행 예능 출연 빈도가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지구마불'의 신선함이나 차별점이 줄어드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김태호 PD) 예능 출연자들이 사랑받고 캐릭터들이 익숙해지다 보면 여러 예능에 나오는 것은 수년 동안 경험해 왔다. '이것은 우리 것만 해야해' 라고 하는 것 보다는 저희가 더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차별화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여기까지 회의하면 기존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할 수 있지만 한 달 두 달 동안 회의하는 것은 디테일이 다른 프로그램과 갭을 벌일 수 있다. 그래서 게임적인 요소를 넣거나 파트너를 넣는 것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 차별성을 위한 고민과 준비는 각오하고 진행하고 있다.
-게스트 섭외는 어떻게 하나. 또 게스트에 대해 집중해서 보는 포인트가 있다면.
▶(김태호 PD) 소속사를 통해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연락이 오는 것을 보면 보시는 시청자도 즐겁지만 여기에 참여하면 어떨까 기대했던 셀럽과 연예인들이 재밌게 봤던 것 같다.
▶(김훈범 PD) 박준형, 공명 씨를 포함해 주변 배우나 가수분들이 문의를 많이 주신다. 자기도 해보고 싶다는 연락도 많이 받는다. 김도훈 님은 예능에서 많이 뵙지는 못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너무 모르시더라. 캐리어를 끌고 왔을 때 진심으로 끌고 와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지 않았나 싶다.
<【N인터뷰】 ②에 계속 >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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