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사기' 천우희 "'연기 맛집' 반응 좋아…연습보다는 실전" [N인터뷰]①

극 중 이로움 역

사진제공=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천우희가 '연기 맛집'이라는 반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서, 연기할 때 있어서 연습보다 실전에 더 무게를 둔다고 이야기했다.

tvN 새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극본 한우주/연출 이수현)가 지난 18일 16부작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운 사기'는 과공감 변호사 한무영(김동욱 분)과 공감 불능 사기꾼 이로움(천우희 분)의 절대 악을 향한 복수극이자 사기 공조극이다. 김동욱, 천우희 두 배우의 호연과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예측할 수 없는 줄거리로 안방극장에 마니아 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끌었다.

천우희는 극 중에서 공감 불능 사기꾼 이로움 역으로 분했다. 이로움은 겉으로만 장학재단으로 꾸며진 적목에 들어가 감정이 없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냉혈한 그 자체인 인물이다. 천우희는 이로움이 사기극에서 변장한 인물을 각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모습으로 표현했다. 방백 대사로 시청자들이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며, 여러 캐릭터를 다양한 목소리톤과 스타일링으로 표현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천우희는 2011년 영화 '써니'에서 본드를 흡입하고 학생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이상미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한공주'를 통해 섬세하고 깊은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주연으로 우뚝 섰으며, 영화 '해어화' '곡성' 드라마 '멜로가 체질'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까지 시대극 부터 주변에 있을 법한 친근한 인물까지 표현해 '천의 얼굴'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 2004년에 데뷔해 20년차 가까이 되어가는 천우희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연기자의 길을 돌아봤다.

뉴스1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천우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제공=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이로운 사기' 종영 소감은, 그리고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반응이 나쁘지 않고, 저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어서 꽤나 마음을 놓았다. '연기 맛집 천우희' 댓글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이)즐거워해주신다고 생각했다.

-이로움은 극 중에서 다양한 사기극을 보여준다. 매회마다 새로워지는 인물 표현 때문에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연기하는데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은.

▶표면적으로 가장 차이가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기적인 결이 확연히 달라야 변신이라고 느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표면적으로 떠오르는 단상을 최대한 구현시키려고 했다. 걸음걸이던 말투던,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색감이나 외형적인 것들을 구축하려고 했다. 인물들이 하나로 겹치는 부분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1화의 카지노 연기였다. 가장 재밌었던 것은 아동 심리상담가로 나왔을 때였다. 대본 읽을 때 아동 심리상담가의 이미지가 가장 명확했다. 보이스피싱은 오로지 음성으로만 전달해야 했다. 세가지 목소리로 연기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재밌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방백을 하는 등 연출이 특이한 부분이 많다. 본인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 있나.

▶연출적으로 반영된 부분은 없다. 현장에서 말한 부분은 있지만 연출적인 부분을 제안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제가 연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연출에 관한 관점에 대해서는 제안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만, 제 스스로 월권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듣고 해석하고 만들어가려고 한다.

-앞서 방백 연기에서 NG를 20번이나 냈다고 했다. 방백 연기를 적응하는 과정이 어땠나.

▶20번의 NG를 낸 것은 뒷부분이었다. 그때는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낄 때였다. 동선과 시선이 저의 발성과 맞아 떨어져야 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했는데 오차가 나서 20번까지 갔다. 처음에 연기할 때는 낯설었다. 카메라 보면서 하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카메라를 본 게 실수였나?' 싶어서 멈칫 하기도 했다.

사진제공=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연습 방식이 궁금하다.

▶저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 연습을 한다기보다는 어떤 시뮬레이션을 머리 위에 돌려본다. 대본을 보고 구상을 많이 하지만 연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어떨 때는 (연습을 해서) 틀에 갇힐 때가 있다. 수월하게 연기를 해야하는 신에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 외에는 갇히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대본을 오히려 많이 보고 상상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하고 현장에 왔을 때 직접 머릿속에 생각한 것을 실전으로 해보는 편이다.

현장에서 대본을 받았을 때,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사람의 목소리나 말투, 형상이 머릿속에 이미지로 떠오를 때가 있다. 그것을 최대한 간직하고 있다가 현장에서 해본다. 그게 연출자와 저와의 연기가 맞아 떨어질 때는 좋은 것이고 조율해나가는 부분도 있다. 거의 다 현장에서 해보는 경험이 많았다.

-(연기에 대한)자신감이 있어서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는 자신의 잠재력이 무한한다고 생각한다. 내적인 자신감이 있다. 매번 작품 맡을 때마다 그 생각을 한다. 이 작품, 이 역할, 이 연기는 내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한다.

아쉬움도 있지만 가장 큰 감정으로 남겨놓고 싶지는 않다. 예전에는 잘한 부분보다 부족한 부분을 보려고 했다면 지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오랫동안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쉽지만 잘 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변화가 (연기하는데)도움이 됐나.

▶예전에는 도태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 저를 몰아붙였다면 그게 꼭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스스로 좋은 면을 봐줄수록 긍정적인 효과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스스로 많이 예뻐해주려고 하는 편이다.

<【N인터뷰】②에 계속>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