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시모가 '못생겼다' 구박…주걱 긁은 밥에 남은 반찬만 줬다"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이혜정이 과거 시어머니에게 음식으로 차별받고 외모 지적까지 당했다며 설움을 토로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너는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좋겠다'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요리연구가 이혜정은 "나는 나무 주걱만 보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혜정은 "제가 결혼해 신혼여행 갔다가 친정에서 하룻밤 자고 이바지를 바리바리 싸 들고 시가에 갔다며 "첫날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차리는데, 시어머니가 내가 푸려는 밥을 직접 푼다고 하시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혜정은 "그래서 뒤에 서서 대기했다. 시댁의 주방 문화를 배우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아버님은 얼마나 드시는지, 진밥을 드시는지 단단히 외워야겠다 싶었다"며 "혹시라도 '뚱뚱한데 머리도 안 좋아?' 생각하실까 봐 시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더 영리한 척하려고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님이 '아버님은 된밥 좋아하시니 위에서 퍼라'라고 하시더라. 그다음에 어머님 진지를 푸시고, 그다음 남편 밥을 푸시곤 다음이 내 차례인데 밥을 새 모이만큼만 푸셔서 '난 이거보단 더 먹는데' 생각했는데, 제 밥은 건너뛰고 시누이 밥을 푸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원래 저 같으면 '제 차례인데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시집가기 전날 어머니가 '입 놀리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았다가 모아서 나중에 시간 지나고 난 뒤 해라. 나불거리면 안 된다'라고 해서 참았다"며 "꾹 참았다. 시동생 밥을 푼 뒤에야 내 밥을 퍼주시더라"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혜정은 "옛날에는 박달나무로 주걱을 만들어서 밥을 펐다. 그러면 주걱에 밥알이 더글더글 묻는다. 그 주걱 앞뒤를 밥그릇에 쓱 긁으시더라. '나한테 이렇게 주시나?' 생각했다. 그 밥만 봐도 좀 슬프더라. 시어머니가 무언의 의미로 '우리 집에서 네 위치는 여기야'라고 하신 것 같았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이혜정은 "밥을 받아서 제 자리에 갖다 놓고, 시부모님이 앉으시기 전에 찻물과 깎을 과일을 준비하고 들어와 보니 다 먹고 남은 게 없더라. 생선도 대가리만 있고, 두부도 두 쪽밖에 안 남았더라. 밥을 한술 뜨는데 아버님, 어머님이 일어나셔서 얼른 (수저를) 놓고 차 끓이고 과일을 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과를 깎아놓으니 사과 깎은 접시도 싹 들고 가셔서 다 드시더라. 그래서 사과 깎고 남은 가운데 부분을 먹고 있으니, 어머님이 '너는 사과도 갈비만 먹는구나?'라고 하셨다"고 당시 시가에서 찬밥 신세였던 자신을 돌아봤다.
3일간 시댁에서 아홉 끼를 그렇게 부실하게 먹었다는 이혜정은 "4일째 되는 날 아침 10번째 식사가 시작됐고 '어머님, 제 밥은 왜 이렇게 생겼어요?' 물으니 '너 많이 먹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어머니 밥이랑 제 밥을 싹 바꾸면서 '어머니 많이 드세요. 저는 많이 먹으면 안 돼요'라고 하며 밥그릇을 교체해 버렸다. 그 모습에 어머님은 얼굴이 새하얘지시더니 '못 배워먹었다'고 하더라"라며 "그렇게 꾸중을 들었지만 그렇게 주걱 밥은 더 이상 안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어머니에게 외모 비하까지 받았다는 이혜정은 "우리 집 남자들은 여자 보는 눈이 없다고 하시더라. 나를 보면서 아들이 인물 없는 애를 데려왔다고 뭐라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 아버님이 더 못난 여자를 얻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 어머님은 나보다 못생기고 키도 작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할 처지는 못 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khj8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