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파묘' 신들린 독주…영화에 숨겨진 이것이 흥행 키웠다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영화 '파묘'가 신들린 흥행 독주로 1000만 관객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파묘'가 개봉 11일차(3일 누적 관객 수 기준) 6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로써 '파묘'는 삼일절 연휴에 2024년 첫 400만, 500만, 600만 관객을 연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11월 '천만 영화'에 오른 흥행작 '서울의봄'보다 4일이나 빠른 속도다.

'파묘'는 한국형 오컬트로 풍수지리, 무속신앙 등을 다루며 젊은 층과 중장년층, 나아가 노년층 모두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묘' 흥행 요소와 관련해 젊은 세대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묫자리, 이장 등의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묘'에는 우리나라 땅이 가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파묘하고 싶다는 장재현 감독의 목적이 담겼다. 실제로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숨겨진 항일 코드가 삼일절과 맞물려 '파묘'의 흥행 불씨를 당겼다.

극 중 지관 최민식(상덕), 장의사 유해진(영근), 무당 김고은(화림), 이도현(봉길), 김선영(광심), 김지안(자혜)의 이름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전언이다.

상덕은 임시정부 국무위원,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 영근은 독립협회에서 활동한 고영근, 화림은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한 이화림, 봉길은 홍커우 의거를 한 한인애국단 윤봉길에서 비롯됐다.

또 광심은 광복군에서 활동한 오광심, 자혜는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 박자혜를 뜻해 생겨났다. 영화에 나오는 차량 번호 0301, 1945, 0815 또한 삼일절,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해와 광복절을 뜻한다.

영화에서 영근의 사무실 간판이 '의열 장의사'인 점, 절의 이름이 '보국사'가 나라를 지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점, 이 절을 지킨 스님의 법명이 '원봉'으로 의열단장이었던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의 이름으로 설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장재현 감독은 "많은 독립운동가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후반부 서사의 중심이 되는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라는 대사. 이 대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어버릴 목적으로 백두에서 한라까지 산줄기마다 쇠말뚝을 박아놨다는 이야기를 상키시킨다.

영화 속 쇠말뚝을 뽑으러 다닌 '철혈단'도 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의 이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CGV 골든에그지수 95%, 롯데시네마 평점 9.4점, 메가박스 평점 9점 등 실관람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입소문 열풍에 힘입어 극장가를 평정했다.

yoon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