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 패밀리' 서숙향 표 로코, 주말극에도 통했다 [N초점]

KBS 2TV '다리미 패밀리' 포스터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서숙향 작가 표 '로맨틱 코미디'가 주말드라마 시청자들에게도 제대로 통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 2TV 특별기획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극본 서숙향/ 연출 성준해, 서용수) 10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돌파했다. 1회에서 14.1%를 보이며 KBS 주말드라마 역대 첫 방송 최저 시청률을 보였던 것과 달리 회차가 진행될수록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리미 패밀리'는 청렴 세탁소 다림이네 가족이 옷 대신 돈을 다림질하며 벌어지는 로맨틱 돈다발 블랙 코미디로, 김정현과 금새록이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특히 주로 미니시리즈를 집필해 왔던 서숙향 작가가 처음으로 장편 주말드라마에 도전한다는 점이 화제를 모았다.

서숙향 작가는 그간 MBC '파스타', '미스코리아', SBS '질투의 화신', '기름진 멜로'를 통해 통통 튀는 유쾌함을 겸비한 로맨틱 코미디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 플레이로 극을 이끌면서 웃음을, 인물들의 관계성으로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그려내왔다.

이러한 서숙향 작가의 강점은 '다리미 패밀리'에서도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일단 전개부터 신선하다. 희소병인 '퇴행성 희귀망막질환'의 수술비 8억 원이 필요한 이다림(금새록 분)의 가족에게 어느새 100억원이 떨어진다. 이는 이다림과 썸을 타던 재벌 2세 서강주(김정현 분)의 모친 백지연(김혜은 분)이 숨겨뒀던 돈. 하지만 이를 훔친 양길순(이규호 분)이 100억 원을 산에 파묻었고, 이를 목격한 이다림의 조부모인 안길례(김영옥 분)와 이만득(박인환 분)이 돈가방을 가져오면서 전개가 이어진다.

KBS 2TV '다리미 패밀리'

얼핏 보면 만화 같은 상황이지만, 서숙향 작가는 이를 너무 판타지스럽지 않게 그려낸다. 여기에 코미디를 적재적소에 섞었다. 특히 처음 만득과 길례가 가져왔던 30억 원을 세탁소 에어컨에 숨겼다가, 서강주의 실수로 세탁소가 전소되어 버리는 상황은 웃음과 비극의 순간을 아이러니하게 섞어버리며 '다리미 패밀리' 만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서숙향 작가의 로맨틱 코미디는 주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미니시리즈에서 사랑을 받아왔기에, '다리미 패밀리' 방송 전에는 과연 전 세대를 아울러야 하는 KBS 주말드라마에서 통할 수 있을까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 작가는 이러한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버리면서 '다리미 패밀리'로 자신만의 색채 가득한 주말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특히 '다리미 패밀리'는 빠른 전개와 더불어 막장 전개 없는 스토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서강주와 이다림의 관계성 속에 다른 가족들의 서사도 적재적소로 엮이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배우들의 호연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김정현은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서강주 캐릭터를 유쾌하면서도 무게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다림 역의의 금새록 역시 캐릭터의 가슴 아픈 요소들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풀어내면서 극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또한 최태준, 신현준, 김혜은, 박지영, 김영옥, 박지환 등 어디 한 곳 빈틈없는 연기력의 배우들까지 합세해 '다리미 패밀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총 36부작 중 이제 3분의 1 지점을 통과하면서 시청률 상승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다리미 패밀리'. 과연 서숙향 작가가 앞으로의 전개에서는 어떤 유쾌한 에너지의 서사들을 펼쳐내면서 주말드라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