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11번 만에 탈북…中 인신매매범에 '날 팔아라' 애원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갈무리)
(MBN '속풀이쇼 동치미'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탈북 방송인 이유미가 탈북했을 때를 떠올렸다.

이유미는 지난 20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해 "납치, 인신매매, 하반신 마비, 추락사고 20대에 4가지를 다 겪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이 약인지라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10전 11기로 11번째 만에 성공해서 대한민국으로 왔다. 아버지가 보위부 간첩으로 끌려가 돌아가셨다. 이듬해에 집을 빼앗겼다. 반역자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로"라고 털어놨다.

이어 "20대 나이에 아버지가 없는데 살아 남아야 하니까 가장 역할을 했다. 장사를 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차가 뒤집어져 6개월 동안 하반신 마비가 왔다. 머릿속에서는 다리가 움직이는데 다리가 전혀 내 다리 같지 않았다. 스스로 치료하면서 살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여성은 중국으로 가면 밥은 먹고 살더라는 얘기를 듣고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때는 이미 북한 여성이 너무 많이 넘어가다 보니 국경 지역에는 잠복하는 중국인이 있었다. 북한 여자들이 넘어오면 확 잡아가서 인신매매로 팔아넘긴다. 납치도 당했었는데 운이 좋게 팔려 가는 과정에 조선족을 만나서 경찰에 신고 달라고 해서 북송돼 봤다"고 했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 갈무리)

이어 "22, 23세 때였는데 너무 힘들었다. 결국은 제가 노동단련대 6개월 선고를 받았었다. 거기에 들어가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혔다. 육체적인 건 일을 하면 되는데 정신적으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너희는 사상이 변질돼서 중국으로 넘어간 거다' 밤에 재우지 않고 강제로 혁명 사상을 공부시킨다. 못하면 구타가 시작된다. 매라는 매는 다 맞아서 피 터지고 여기저기 찢어졌다. 마지막에 발로 저를 찼는데 갈비 쪽을 맞았다. '악' 하는 순간 (정신 차려보니) 꿈이었다"고 했다.

이유미는 "눈을 떴는데 자물쇠를 지키던 그 사람이 몽유병이 있었는지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문을 열더라. 직접 제 눈으로 경험했다. '함정을 파는 건가?' 그 생각을 했다. 목숨 걸고 가서 관계자 얼굴에 대고 손짓했으나 반응이 없더라"며 "친구를 데리고 도망 나왔다. 한밤중이어서 길도 모르는 산골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예 모르니까 같은 자리를 계속 돌다가 겨우 빠져나와서 중국까지 갔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게 인신매매였다. 북송당하느니 팔려 가자고 선택했다. 이 길밖에 살길이 없었다. 찾아가서 어디다 팔아도 좋으니까 팔라며 있는 대로 얘기했다. 살고 싶다고 하니까 이 사람들은 고맙지 않겠나. 그 친구랑 가다가 도망치자고 계획했다. 팔려 가는 길에 도망치는 걸 성공했다"고 했다.

11번째 만에 탈북에 성공한 이유미는 2006년 12월 30일에 대한민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