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 홍수 속 '명과 암' 극명했던 '예능계' [2022 총결산-방송]

'국민MC' 송해 별세·유재석 전성시대 지속·전현무 부활

사진제공= KBS2TV,채널ENA, 티빙,tvN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방송인 유재석의 계속된 전성시대와 프리 선언 10년을 맞은 전현무의 부활, 그리고 고(故) 송해의 별세까지 2022년 예능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또한 30개가 넘는 연애 리얼리티에서 '환승연애2'와 '나는 SOLO'는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하늘길이 다시 열려 장거리 여행 예능이 속속 재등장했고, 그 중에서도 신세대 예능 루키를 발굴한 '뿅뿅 지구오락실'이 인기를 끌었다. '최강야구'는 마니아 층을 끌어모으며 안방극장에 스포츠 열기와 땀을 전달했다.

아쉬움을 남긴 예능 프로그램들도 있었다. 15년째 이어오는 '1박2일' 시즌4는 PD가 교체되며 현재 시청률 답보 중이다. 또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인기로 기대감이 높았던 '스트릿 맨 파이터'는 각종 논란에도 휩싸이며 상대적으로 조용히 종영했다.

2022년 예능계를 되돌아봤다.

전현무(왼), 유재석 News1 권현진기자

◇ '11년 연속 1위·19번째 대상' 유재석, 방송국→OTT까지 국민 MC의 여전한 저력

유재석이 11년 연속 '올해의 예능인' 1위에 뽑히며 국민 MC의 저력을 입증했다. 한국 갤럽이 2022년 11월7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3세 이상 1771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올해를 빛낸 예능방송인·코미디언 부문에 유재석이 52.0%의 지지를 얻어 11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한국 갤럽이 매월 조사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서도 그가 출연 중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등 3편이 10위권에 랭크됐다.

또한 유재석은 지난 17일 열린 '2022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탔다. 데뷔 이후 현재까지 지상파 3사 및 백상예술대상 등을 통틀어 받은 대상을 총 19개로 늘리며, 저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유재석은 올해 글로벌 OTT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과도 만났다. 지난 9월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가 출연하는 디즈니+(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더 존:버텨야 산다'가 공개됐다. '더 존 :버텨야 산다'는 SBS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에서 호흡한 조효진 PD와 함께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으로 내년 시즌2를 예고했다. 지난달에는 이광수, 배구선수 김연경과 함께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리아 넘버원'을 선보였다.

◇ 올해를 빛낸 예능인, 전현무 다시 부활

올해는 방송인 전현무의 재기도 두드러졌다. MBC 장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에 2013년부터 합류한 그는 박나래, 이시언 등과 함께 2017년 '나혼산'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해 '나혼산'으로 'MBC 연예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한동안 '나혼산'에서 빠졌던 그는 지난해 400회 특집을 통해 다시 합류했다. 전현무는 부캐릭터 '무스키아'(전현무+바스키아), '무든램지'(전현무+무든램지),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로 활약하며 확실한 웃음을 책임졌다. 그 결과, 이번 '2022 MBC 연예대상' 대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나는SOLO' '환승연애' '뿅뿅지구오락실' 포스터

◇ 연애 예능 홍수…살아남은 '나는 솔로'·'환승연애'

올해 공개된 연애 예능 프로그램만 30여개가 될 정도로 2022년은 이른바 '대(大)연애 예능'의 시대였다. 그리고 체인, 결혼, 이별 등 프로그램 마다 차별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한 면도 많았다.

연애 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나는 솔로'와 '환승연애'는 살아 남았다. ENA와 SBS Plus의 '나는 SOLO-나는 솔로'(이하 '나는 솔로')는 하이퍼 리얼리즘 연애 예능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와는 다른 결인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는 전 연인에 대한 미련과 새 인연에 대한 설렘을 유발하며 MZ세대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특히 '나는 솔로'와 '환승연애2'는 '과몰입 연애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진 화제성이 뛰어났다. 일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보나 친목 등이 연일 화제를 일으키며 2022년 한해를 휩쓸었다.

◇ '뿅뿅 지구오락실', 다시 돌아온 여행 예능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여행 예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배우는 캠핑짱', '텐트 밖은 유럽', '찐친 이상 출발, 딱 한 번 간다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 유럽, 호주부터 남미까지 원거리 여행을 담은 여행 예능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나영석 PD가 새롭게 시도한 '뿅뿅 지구오락실'은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 MZ세대 여성 예능 루키를 발굴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이서진, 강호동 등 나영석 사단 위주의 예능에서 MZ세대 예능인들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호평을 받았다. 콘텐츠 화제성을 조사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뿅뿅 지구오락실'은 비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6월4주차부터 1위에 4번, 2위에 5번, 3위에 2번 올랐다.

◇ 마니아 층 끌어모은 '최강야구'

'골 때리는 그녀들' '강철볼 - 피구전쟁' '뭉쳐야 찬다 2' 등 올 한해 스포츠의 땀과 열정을 안방에 고스란히 전한 스포츠 예능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야구 덕후들을 불러모은 '최강야구'가 대표 스포츠 예능으로 활약했다. 시청률은 2~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정도였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덕후몰이' 예능으로 활약했다. 또한 최근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발탁되는가 하면 프로 선수 경력을 마무리한 이대호가 최강 몬스터즈에 선수로 합류, 현실과 예능을 오가는 재미로 야구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했다.

'1박2일' , '스트릿맨파이터' 포스터

◇ 답보 중인 '1박2일 시즌4'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해 15년째 명맥을 이어온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은 일요일 오후 안방극장의 웃음을 책임지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특히 나영석 PD가 있던 시즌1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김종민 등 현재까지 예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인물을 발굴해내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15년째 시즌4까지 이어오며 숱한 KBS PD들과 출연자들이 거쳐갔다. 현재 '1박2일' 시즌4는 '개그콘서트' 등을 연출한 이정규 PD가 연출을 맡고 있으며 김종민, 연정훈, 문세윤, 딘딘, 나인우 등이 출연 중이다. 최근 배우 유선호가 막내로 합류했다.

'1박2일'은 십년 넘게 안방극장 웃음을 책임지며 새로움보다는 '아는 재미'가 강했다. 어느 정도 자리잡은 '복불복'과 '낙오 게임' 그리고 오래된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프로그램의 재미였다. 지난 5월 방글이 PD에서 이정규 PD로 연출자가 교체되면서 프로그램도 변화를 맞았다. 이 PD는 낙오와 개인 대결 '독한 맛'으로 과거 '1박2일'의 재미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시도가 '아는 재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최근 새 멤버 유선호가 투입되면서 '1박2일'에 어떤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발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댄스 및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춤 : 스트릿 맨 파이터

지난 8월 공개된 Mnet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는 지난해 여성 버전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나온 시즌2다. Mnet은 오디션 프로그램 시즌2는 항상 잘된다는 속설에 힘을 주기 위해 프리퀄 '비 엠비셔스'를 제작하며 프로그램 인기를 예열했다. '스우파' 인기에 힘입어 '스맨파' 1회 시청률은 1.3%로 유리하게 출발했지만 그 후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스우파'가 1회 0.8%로 출발해 2회에서 1.9%, 4회 2.6%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여기에 '스우파'와의 비교에 대한 제작진, 출연진의 발언이 논란이 되거나, 파이트 저지(심사위원)로 출연한 가수 보아가 악플에 의한 고통을 호소하는 등 크고 작은 논란도 이어졌다. '스맨파'는 결국 각종 의혹 속에 마지막회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조용히 마무리됐다. 이외에도 올 한해 공개된 댄스 프로그램 '쇼다운' '플라이투더댄스' 역시 큰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고(故) 송해 ⓒ News1 권현진 기자
방송인 김신영 /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국내 최고령 MC 고(故) 송해 별세

고(故) 송해(본명 송복희)는 지난 6월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국내 최고령 MC로 생을 마감했다. 송해는 지난 1월 건강 문제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지난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5월 건강 문제로 다시 입원하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 하차를 결심했다. 고인은 1927년 황해도 재령군 재령면에서 태어나 만 22세의 나이에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배웠다. 6·25 전쟁 당시 미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으며 이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그는 동양방송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을 맡으며 인기를 이어왔다. 1988년부터 올해까지 3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으며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 부문에 올랐다. 전국민에게 사랑받았던 만큼 고인의 타계 소식에 희극인과 방송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추모 물결을 이어갔다.

김신영, '전국노래자랑' 후임 되다

고 송해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는 공석이 됐다. 당시 코미디언 이상벽, 이상용, 이용식 등 쟁쟁한 후보들이 후임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전국노래자랑' 측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만 39세의 젊은 코미디언 김신영을 송해의 후임으로 낙점했다. 김신영은 당시 "전국노래자랑'을 사랑해주셨던 분들이 막내딸 키운다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신영은 지난 10월16일 경기도 하남시 방송을 시작으로 '전국노래자랑' MC로 첫 발을 내디뎠다.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