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수출, 8.3% 증가…44%는 수도권 몫 '역대 최대'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올 한해 우리나라 수출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4분기(10~11월) 중 수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인 43.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은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보다 중국의 기술 추격에 따른 경쟁 심화를 더 우려하고 있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지역별 수출 변동 요인 및 2025년 수출 전망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 전국 수출(통관 기준)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는 지역별로 편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인 16.4%를 기록했다.

동남권은 선박 호조에 화공품, 무기류 수출이 가세하면서 4.4% 증가했으며, 호남권은 선박을 제외한 주력 품목석유화학·제품, 철강 등 수출이 모두 줄어 4.6% 감소했다.

대구·경북권은 화공품(이차전지 소재), 철강 수출 감소로 5.9% 줄어들며 5개 권역 중 가장 부진했다. 충청권은 수도권 다음으로 증가율(10.4%)이 높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8.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10~11월) 중 우리 수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43.6%에 달했다.

수출 증감(1~8월)을 △우리 수출품의 세계시장내 점유율 변동점유율 요인 △우리 수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변동품목 수요 요인 △글로벌 상품교역량 변동(글로벌 교역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각 요인의 기여 양상이 지역별로 상이했다.

전국 수출 증가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점유율 상승기여율(83%)에 주로 기인했으며, 글로벌 수요 증가기여율(17%)은 반도체 등 일부 수출품에 집중됐다. 분석대상 기간중 글로벌교역 요인의 영향은 미미했다.

수도권은 수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증가하고 지역기업의 점유율도 확대됐다. 동남권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확대로 이를 극복했다. 호남권은 점유율 확대로 수출이 증가했으나, 그 폭이 동남권보다는 작았다.

대경권은 점유율 확대가 수출품에 대한 수요 감소에 미치지 못했으며, 충청권의 경우 점유율 및 품목 수요 요인의 기여도가 모두 플러스(+)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두 요인 모두 마이너스(-)로 분석된다.

내년도 기업들의 수출 전망과 여건 인식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증가하겠지만, 증가 폭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외 환경이 다소 악화하겠지만 수출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다른 지역 기업보다 향후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수도권 수출 비중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기업들은 중국의 과잉생산 및 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를 가장 우려했으며, 내년에 그 영향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이 생각하기에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이차전지, 기계류,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이미 국내 업체와 비슷(33.3%)하거나 우려스러운 수준(49.7%)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철강, 자동차 부문에서 우려가 가장 컸다. 하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기업들은 차등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 수혜를 기대했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도 부정적 여건 변화를 감내할 수 있다고 인식했다.

집필진은 "향후 중국과의 가격 및 기술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