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결손 30조 '안팎' 전망…"계엄 인한 소비·수입 부진 변수"
재정당국 "재추계 전망치 '29.6조' 크게 안 벗어날 것"
"민간소비·수입 위축, 남은 기간 세입 여건 하방 요인"
- 손승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올해 세수결손액이 정부가 재추계를 통해 전망한 30조 원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가 민간소비와 수입 부진으로 이어지면 관련 세목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재정 당국은 세입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모습이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까진 내부적으로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3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발표한 전망치(29조 6000억)와 유사한 수준으로, 11월 실적치 점검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현 상황에서 남은 한 달 큰 이변이 없다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단 의미다. 정부는 이달 말 '11월 국세수입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남은 기간 당초 예상보다 컸던 부가가치세 환급 세액의 만회 여부에 따라 30조 원을 다소 웃돌거나 밑돌 수 있단 게 현재 정부의 판단이다.
이미 낸 세금에 대한 환급액이 늘면서 올 10월까지 부가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조 1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올해 연간 부가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7조 6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올해 부가세 환급액이 6000억~7000억 원 정도 늘었다"며 "남은 기간 얼마나 만회를 하느냐에 따라 그만큼을 재추계 전망치에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인한 내수와 수입 위축도 올해 세입결손 규모의 향방을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가계 및 기업이 지출을 줄일 경우 12월 세수 실적에 즉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실제 과거에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있었던 분기에는 민간소비가 주춤했다. 또 고환율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수입 기업은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분위기가 좀 안 좋지 않으냐"며 "12월은 새로운 신고가 없는 달이지만 (각 경제 주체가) 현금을 챙겨두기 위해 분납분 납부를 미룬다면 세 수입도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35조 원 넘게 불어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최소 35조 1000억 원에서 최대 40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11~12월 국세수입 평균 증가율을 고려하면 어떤 가정에서도 정부의 재추계 전망치를 벗어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1~12월 두 달간의 최근 평균 증가율을 통해 연간 세 수입을 계산하는 방식은 어디에서도 쓰지 않는다"며 "결손 규모가 30조 원 중반까지 불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ss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