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어려운데…계엄 혼란에 韓 대외 신인도 타격 우려

내년 잠재성장률 미만 전망에 정치혼란까지 가중
국제신평사, 정치 안정도 주요 평가요인…신용등급 부정적 영향 우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다고 국회의장실은 설명했다. 2024.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실물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 혼란까지 가중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대로 잠재성장률(2%)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1.9%로, 2026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씨티·JP모건·HSBC·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 소비와 건설 등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경제를 떠받들던 수출마저 둔화 우려가 나모여 실물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타격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우리나라의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bp(1bp=0.01%) 상승(가격 하락)하고,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2%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 역시 142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밤에는 144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정치 불안이 이어질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신용평가 시 정치적 안정성을 중요한 평가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실제로 지난해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정치 양극화와 이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주요 신평사도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에서 대북 관계 등 북한 관련 문제와 이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아왔다.

일단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구두개입과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를 내세운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와 글로벌 금융시장 등과 소통도 긴밀하게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사, 미국 등 주요국 경제 라인, 국내 경제단체, 금융 시장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