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기술' 100년 노하우 인니를 홀리다…400만 젖줄 까리안댐 '우뚝'

[인니 홀린 한류①] 26년 3월 준공 목표…지역 400만명 식수 해결
부족한 농업용수 공급도 기대…서부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편집자주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에는 수년 째 한류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를 필두로 K-푸드, 스포츠, 바이오 분야까지 전 산업에 걸쳐 한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뉴스1은 농업 분야에서 주요 수출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인근 도시 속에 퍼진 한국 농식품과 농업 기술 등 K-농업 한류의 역동성을 살펴본다.

자카르타 반뗀 주 까리안 댐. 높이 65.6m, 길이 516m로 총저수용량은 3억1500만톤이다. 현재 저수율 79%가 담수되어 있다. ⓒNews1 나혜윤 기자

(자카르타=뉴스1) 나혜윤 기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서부지역의 젖줄이 될 까리안 다목적댐이 착공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65.6m, 길이 516m로 총저수용량은 3억 1500만 톤이다. 우리나라 팔당댐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댐 본체 공사는 98% 정도 마무리된 상태로, 현재는 저수율 79%가량을 담수 중이다.

까리안댐은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설계검토 및 입찰 지원, 공사감리를 수행한 까리안댐은 100년 동안 쌓아온 한국형 농기술로 인니의 댐과 관개시설을 설계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까리안댐은 한류 문화 열풍과 함께 인니에서 'K-농기술' 한류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농어촌공사가 국제입찰에서 낙찰된 데에는 100년 넘게 해 온 설계와 감리 등으로 축적된 운영관리 경험들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사는 기술평가 부분에서 상당히 큰 점수를 얻으면서 최종 낙찰됐다.

까리안댐 본체에 대한 공사는 98%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News1 나혜윤 기자

◇취수 열악한 자카르타…K 농기술로 400만 주민 먹고 살 '취수원' 확보

세계 최대 군도(群島)인 인도네시아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다. 기후 위기로 인해 도로 등 시설이 붕괴하는 홍수, 가뭄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담수의 6%를 차지할 정도로 강수량이 풍부하지만, 열대 지방이라는 특성으로 수자원 활용이 까다롭다.

상하수도 인프라 역시 열악하다. 수도인 자카르타 물 수요 중 상수도를 통한 용수공급은 40%에 불과해 지하수가 곧 생명수다.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1000만 인구의 절반은 직접 우물을 파서 취수를 하는 일이 다반사이기에 지하수 감소는 물론 지면 저하까지 이뤄지는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빨대를 꽂듯 땅을 파내다 보니 자카르타 면적의 40%가량은 수면보다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다목적댐 건설을 고민하던 중 농어촌공사가 제안하고 설계한 까리안댐 사업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총사업비는 3억 3700만 달러(약 4380억 원), 공사로서는 최초의 대규모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사업이라는 기록을 남긴 대표 사업이다.

현재 공사를 거의 마무리한 까리안댐은 용수공급 시설인 찌우야 터널공사, 조경 등을 마무리한 후 2026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댐이 완공되면 자카르타 서부와 반텐주 주민 400만 명에게는 깨끗한 생활용수가 공급되고, 2만 3000ha 면적에는 안정적인 관개용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취수를 위한 광역상수도 사업의 일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맡았다. 수공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아시아개발은행·국제금융공사 등 3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사업비의 최대 70%인 2000억원대의 사업비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까리안-세르퐁 광역상수도 민간 협력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 나주에 자리한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 News1

◇자카르타 랜드마크에도 한류가?…까리안댐, 관광지로도 개발

까리안댐은 용수공급 기능뿐 아니라 생활환경개선 및 농업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어촌공사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까리안댐을 인근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 및 관광지로도 개발하기 위해 녹지와 조경에도 공을 들였다. 당초 설계 당시에는 인근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등은 포함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랜드마크 기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조경 계획 등을 더 확대했다.

실제 2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까리안댐의 경관은 고요한 휴양지 같았다. 댐 안의 담수에 반영된 하늘과 구름, 숲이 어우러진 경치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되기에 충분한 장소다. 농어촌공사는 댐의 경치가 위치에 따라 다른 경관을 자랑한다는 이점을 살려 다양한 부대 시설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까리안댐 준공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한 'K-농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의 농업관개 기술력 수출에 고삐를 쥘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에서도 마뗑겡 다목적댐 건설사업이 실시되는 등 한국형 농업기술 수출이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농업관개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