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내수에도 부담

'트럼피즘' 보호무역 강화 더해 환율 압박 가능성도
증권가 "미국 경기 호조·트럼프 리스크에 강달러 연장" 전망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11.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트럼프 트레이드'로 급등하던 달러·원 환율이 1390원대에서 횡보하며 급등세가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달러 강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강달러가 부진한 내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오후 3시 30분) 대비 6.6원 오른 1397.5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2년 만에 1400원을 뚫기도 했다. 그러나 15일 다시 1400원 아래로 내려온 이후 139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 대선 이후 이어졌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잠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킹달러'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다음 달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양측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다시금 고조되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가운데 내년에는 가장 큰 변수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통상·무역정책 변화가 강달러를 재차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다수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차기 미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상승 시점은 달라지겠지만,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심화와 관세 부과는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환율을 통상국 압박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국 재무부의 반기 통화보고서에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됐다.

전 연구원은 "최근 환율보고서에서 심층분석대상국 지정 요건 중 일부를 유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환율이 트럼프 정권의 통상 압박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고율 관세와 더불어 환율보고서는 주요국의 대미 수입을 늘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에 핵심 목표를 두고 있어 환율은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큰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며 "환율 관찰대상국 이슈가 킹달러 우려를 다소 약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의 대(對)한국 통상 압박이 심화할 수 있음을 의미해 향후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올해 주요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강달러 현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달러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후 하반기부터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생각보다 강한 경기와 트럼프 리스크가 한동안 강달러 흐름을 연장할 것"이라며 "강달러의 지속은 장기간보다는 연말 또는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의 정책 기대가 이 시기에 집중될 것이며, 그 후로는 매크로 환경과 통화정책에 따라 다시 외환시장이 변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여전히 부진한 내수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외인 자금 유출 부담도 있다.

다만 최근 한국을 찾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라훌 아난드 한국미션단장은 브리핑에서 "최근의 환율 변동성이 거시금융적인 한국의 도전 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변동성으로 인해 금융 안정이나, 물가와 관련된 리스크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순대외자산·외환 보유고도 적절한 수준이므로 대외적 부분이 한국경제의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