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에너지 안보' 중요성, 어느 때보다 높다"
[NFEF 2024] "전력안보 위해 유연·안정된 시스템 갖춰야"
"이상기온 견딜 전력망 등 인프라 투자, 제도 개선 필요"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13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는 시스템을 갖춰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해 확대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호텔 용산에서 열린 '뉴스1 미래에너지포럼(NFEF)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중동 지역 정세도 계속 불안한 가운데,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다시 들어서면서 중국과 갈등을 더 빚게 되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국은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보다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이 재생 에너지를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원전을 비롯한 무탄소 에너지(CFE)를 부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CFE 전환은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김 원장은 "한국은 화석 연료에 여전히 의존하는 상황으로, 재생 에너지가 발전에 기여하는 수준이 10%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이에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보다 급격한 감축을 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며 "11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 실무안을 보면 2038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늘리고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은 크게 줄이면서 재생 에너지를 조금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결국 원전, 재생 에너지, 수소·암모니아 쪽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이에 따라 현재 중앙 집중형인 전력 공급 시스템을 소규모 재생 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력 공급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같은 에너지 믹스 재편의 핵심으로 '무탄소 전기화'를 꼽았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2020년 기준 20% 정도를 차지하는 전력을 2050년에는 50%까지 늘려야 한다"며 "우리도 전력 소비 비중이 20% 수준으로, 이런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고 추세를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향후 전기 긴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최종 에너지 소비의 보다 많은 부분을 전기화해야 할 수 있다"면서 "CFE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상이변 속에서 CFE 도입을 원활하게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탄소 감축이 굉장히 중요한 의제이긴 하지만 기후변화와 이상기온 현상이 생각보다 빠르고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상이변에 잘 적응하기 위한 전력망, 수도 배관, 항만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예시를 들어 에너지 안보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바람도 불지 않고 태양도 상태가 좋지 않아 재생 에너지 발전 효율이 급락하는 바람에 요금이 10배도 뛴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럽은 이웃 나라끼리 전력망이 연결돼 있어 에너지 안보가 내부적으로 갖춰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처럼 전력 안보를 내부적으로 갖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유연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전력망·송전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전을 중심으로 배전망 운영자(DSO) 시스템을 강조하는데, 이런 노력과 함께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전력 안보 달성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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