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누가 돼도 韓수출 '우려'…"통상정책 변화 불가피"

정부, 美 대선 예의주시…글로벌 파고 극복 위해 민관 대응 필요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수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캐리 용광로 국립 사적지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도착해 무대로 걸어가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피츠버그를 찾아 PPG 페인츠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한 후 춤을 추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통상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수출 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대(對)중국 견제라는 반중 정책을 앞세우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산업계 곳곳에서 타격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상 파고의 극복을 위해선 촘촘한 산업별 동향 전망과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대미 누적 수출액은 10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다만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지난 8월까지 두 자릿수를 이어 온 대미 수출 증가율은 9월과 10월 들어 각각 3.4%로 떨어졌다.

대미 수출은 실적으로만 보면 15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에는 대미 흑자가 되려 '타깃'이 돼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에는 통상 압박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연평균 27.5%로 빠르게 늘었다"면서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통상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전략과 통상 정책을 들여다보면 기조부터 차이점이 드러난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관리하고, 충돌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인 데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관세 인상 등으로 수출통제를 더욱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관세 인상과 관련해 트럼프는 중국산에 60%,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만약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해 실제 이같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에는 우리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에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의 대미 수출액이 304억 달러, 전체 수출액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측은 친환경 정책의 대폭 축소까지 예고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미집행 예산까지 전액 환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혜택을 받고 있던 배터리 업계는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상황에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IRA 철회까지는 의회 동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중국 견제 및 자국 내 첨단공정 제조 기반 생태계 구축이라는 미국의 국가 전략을 고려하면 해당법 폐지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 대선이 수출의 최대 변수로 보고 이를 예의주시 중이다. 최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통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주요 업계와 대미 수출 등을 점검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예상되는 경제·정치적 영향에 대한 전문가 분석도 공유하며 향후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도 통상정책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통상당국 차원의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정 통상본부장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한미 간 협력 채널을 바탕으로 첨단산업 협력 및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후보자가 당선된다고 해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강해질 것"이라며 "산업계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민관 합동 대응 전략 등을 마련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