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관 빠진' 고용부 국감…현안 산적한데 '반쪽 국감' 우려
여야 합의 없이는 종합국감 불참 가능성↑…고용부 "차질없이 준비"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오는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종합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국감에도 김문수 고용부 장관이 불참할지 주목된다. 실제 김 장관이 불참하면, 장관이 재직 중임에도 '수장 없는 국정감사'라는 초유의 사태로 남을 전망이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환노위는 25일 고용부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을 대상으로 종합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고용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현안 질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역사관 논란 발언으로 인해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김 장관의 역사관 논란은 지난 8월 26일 고용부 장관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 때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다.
김 장관은 당시 청문회에서 과거 일제강점기 관련 발언이 언급되자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나"라며 "(당시) 나라를 뺏겼으니 당연히 우리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말하면서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퇴장했고, 김 장관은 장관직 임명 이후 대정부질문 등에서도 당시 발언에 대한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의 '일본 국적' 발언으로 인해 7시간째 공전을 거듭했다. 야당 의원들이 당시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지만 김 장관은 "강압에 의해 '무효'였다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당시 일본제국에 의해 강압적으로 일본 국적자가 된 게 역사적인 해석을 통해 뒤늦게 무효라고 해도 없어지지는 않는 것 아니냐"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철회를 의결했고, 국감장에 남아있을 법리적 자격이 사라진 김 장관은 퇴장했다. 이후 국정감사는 김민석 차관이 대행했다.
환노위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의 증인 철회를 통과시킨 만큼, 김 장관은 종합 국감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회 관계자는 "국정감사에 대한 증인 철회를 의결하면서 고용부 대상 환노위 전체회의에 대한 자격이 사라진 셈"이라며 "참석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 수장인 김 장관의 불참 가능성이 커지면서 종합 국감도 '반쪽짜리'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종합 국감에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아리셀의 불법파견 문제, 특수고용근로자들의 노동 실태 등 첨예한 노동 현안들이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풀어야 할 노동 문제가 산더미 같은 상황 속에 정작 고용·노동 주무부처 수장이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국정감사가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노동계 안팎에선 김 장관의 발언 논란은 별건으로 다루고, 국감은 국감대로 진행해야 노동 현안을 풀어낼 수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유의 장관 증인 철회 사태에 고용부는 차질 없이 종합 국감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종합 국감까지 시간이 좀 남은 만큼, 여야 합의로 증인을 다시 채택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마지막까지 부족함 없이 국정감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 장관의 불참이 확정된다면 고용부 종합 국감은 김민석 차관 대행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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