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품수수에 음주운전, 성희롱까지…가스안전公 기강해이 심각

4년간 성범죄·음주운전 등 24명 해임·강등·견책 처분
허종식 의원 "기강해이 심각…재발 방지·기강 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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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준정부 공공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 관련자로부터 금품수수, 음주운전, 성희롱 등이 다수 적발됐으나, 징계는 최저 수준에 그쳤다.

특히 가스 설비·장비 검사를 총괄하는 공사 검사원이 직무관계자로부터 편의 제공을 받거나, 근무 태만으로 검사 업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스안전공사 직원 24명이 해임, 강등, 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공사 강원광역본부 부서장 A 씨는 2020년 10월 음주 상태로 7㎞가량을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현장을 이탈한 A 씨는 자택 주차장에서 잠이 들었다. 경찰조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 공사 안전정책처 직원 B 씨는 2022년 혈중알코올농도 0.074%인 상태로 운전하다가 가로수 2그루와 가로등 1기를 들이받아 감봉 2개월 징계 처분됐다.

이들이 모두 최대 2년가량 자신의 범죄 사실을 숨기고 근무하다가, 감사원이 확인에 나서면서 징계를 받게 됐다. 특히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강등 처분까지 가능한 수준이었으나, 신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 한 단계 낮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재난안전처 소속 C 씨는 동료 직원을 성희롱해 적발됐으나, 깊이 반성하고, 개선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고려돼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에 그쳤다.

더욱이 가스 사고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원들의 비위가 잇따랐으나, 처벌은 솜방망이에 머물러 우려를 낳았다.

2022년 서울남부지사 소속 직원 D 씨는 검사업무를 거짓으로 보고해 교통비를 부정으로 수령하던 중 감사 대상이 되자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로 강등됐다.

강원영동지사 소속 직원 E 씨는 건축물 사용승인을 위해 직무관련자에게 사적으로 접촉해 식사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정직 1개월, 이 과정에서 E 씨에게 직무관련자를 소개한 F 씨는 함께 식사 등을 제공받아 견책 처분됐다.

전남동부지사 소속 직원 3명은 수검업체로부터 출장 시 차량, 식사, 편의 등을 제공받았는데 모두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전남 여수에서 경남 김해, 경기 수원 등으로 출장을 갈 당시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체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원들의 비위, 일탈이 잇따르면서 가스 사고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스 사용처별 가스 사고는 2022년 18건에서 지난해 32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허종식 의원은 "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의 근무태만, 직무 관련 금품수수, 음주운전, 성 비위 등 기관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부실한 가스 검사로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재발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공직기강 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