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망 부족해 일부러 발전 줄이는 원전 급증…4년새 2배 늘어

올해 1~7월 원전 출력제어로 생산하지 못한 전력량 16.3만 MWh
재생에너지도 생산 못한 전력량 작년 대비 올 7월까지 17.4배↑

신한울 1·2호기 발전소 전경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관계없음./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전기를 보내는 송·배전망 시설 부족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을 감당하지 못해 원전 발전량을 줄이는 일이 4년 만에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1~7월) 원전 출력을 억지로 줄여 생산하지 못한 전력량은 16만3200MWh에 달했다. 2020년(8만2200MWh)과 비교하면 반년 남짓한 기간에 두 배가 증가한 수치다.

전기를 보내는 송전 선로 수용량이 한계에 다다르자 급하게 전력 생산을 줄인 것이다. 정비 때 외에는 1년 365일 일정하게 출력을 내는 원전이 갑자기 발전량을 줄이는 건 과거엔 거의 없던 일이다.

하지만 송·배전망 부족이 심해지고, 최근 들어 관련 설비가 고장 나는 일도 빈번해지는 추세다. 원전과 석탄발전소가 몰려 있는 동해안은 원전 4~5기에 해당하는 최대 6.4GW(기가와트)가 송전망이 없어 수도권으로 가지 못하고 있고, 원전과 태양광, 풍력 등이 몰린 호남 지역에서도 수요처로 보내지 못하는 전기가 최대 2.3GW에 이른다.

올 들어 신충주 변전소 외에도 지난 7월 신제천 변전소 설비에 문제가 생기며 한울 1, 6호기와 신한울 1호기가 가동을 줄였다. 앞서 지난해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많은 전남 영광 한빛원전이 봄철에만 5번이나 전력 생산을 줄이기도 했다.

우후죽순 늘어났던 재생에너지 발전도 줄줄이 멈추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도 다른 에너지원과 같이 강제로 설비를 끌 수 있도록 겨우 제도를 도입했는데, 올해는 설비를 끄는 빈도나 정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태양광 발전소를 강제로 끄면서 생산하지 못한 전력량은 지난해엔 283MWh에 그쳤지만, 올 들어선 7월까지 지난해의 17.4배인 4982MWh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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