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선박 계류·보관의 혁신…스마트기술 접목해 뭍으로 올라간 요트마리나
[오션테크2024 ④] 세계 마리나산업의 게임 체인저 '드라이 스택'
대표적인 육상 요트마리나 보유 '플로리다'…기술은 아르헨티나·스페인·미국 선두
- 백승철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국내 레저보트 조종면허 취득자가 2022년 기준 3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레저선박의 수요가 증가했지만, 계류 시설 부족으로 마리나산업의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반면 세계적인 추세는 마리나산업의 성장과 함께 육상 건식 요트 마리나 시장(dry stack boat storage market, 이하 드라이 스택)의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드라이 스택의 친환경성, 사용 편의성, 보안성, 수익성 등의 이점을 기반으로 기술 및 서비스 혁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드라이 스택은 마리나항만의 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마리나산업의 규모는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핵심 시설인 마리나항만 및 레저선박 계류 공간은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해안의 여건과 주거문화의 특성을 고려할 때 드라이 스택 시장 육성은 레저선박의 계류 및 보관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육상 건식 요트 마리나 시장의 규모는 마리나산업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WGR(2024)에 따르면 글로벌 드라이 스택 시장은 2023년 12억 달러 규모에서 2032년 22억5000만 달러로 확대돼 연평균 7.3% 성장이 예측된다. 드라이 스택 시장은 마리나산업 중 레저선박의 육상 계류시설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레저선박의 수는 3100만 척으로 전체 계류시설 200만 선석 대비 선박 수용률은 6% 수준이다.
마리나산업 선진국들의 전체 레저선박 계류 선석 대비 드라이 스택의 비율을 살펴보면 브라질이 117.6%로 육상 건식 요트 계류장이 해상 마리나 계류장보다 많다. 다음은 일본(111.1%), 영국(58.6%), 호주(24.9%) 등의 순으로 비율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레저선박에 대한 계류 선석의 수용률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북미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육상 건식 요트 보관시설 또는 마리나가 상당히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대륙별로는 북미가 가장 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보트 및 요트 활동의 인기, 소득증가, 세계 최대 레저보트 보유수가 시장 규모를 간접적으로 설명해 준다.
유럽은 드라이 스택의 주요 시장으로 대부분의 마리나가 드라이 스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는 중국과 인도가 레저보트수요 증가에 따라 드라이 스택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PWC(2024)는 드라이 스택이 마리나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드라이 스택이 마리나산업에서 성장하는 주요 요인은 환경 규제, 공간 제약, 기술적 발전, 혁신적 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 기인한다.
드라이 스택 보관 서비스 시장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마리나산업의 중대한 변화이다. 이는 환경적 책임과 실용성을 결합해 더 많은 보트 소유자가 새로운 보관 방법의 이점을 인식하고, 혁신적인 보트 보관법과 향상된 고객 서비스가 기반이 되는 마리나산업의 게임 체인저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마리나산업이 스마트(smart) 마리나 또는 마리나항만을 지향함에 따라 AI 등 스마트 기술을 마리나 개발과 운영관리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드라이 스택 시장도 자동화된 보관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 기술과 연계해 마리나 운영자에게 최적의 운영관리 및 수익 창출을 제공하고 이용자에게는 최고의 마리나 이용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포크리프트 방식에서 전기 크레인으로 변환됨에 따라 환경적 문제를 해소하고 소음 감소 그리고 운영관리의 자동화를 제고시킨다. 또 스마트 크레인 및 AI 기술이 드라이 스택에 적용되어 보트의 이동, 진수 및 이용에서 시간과 공간의 최적화를 구현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 크레인은 보트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한다. 예를 들어 1년에 3번 정도 사용하는 보트는 드라이 스택의 뒷(후반) 공간에 보관하고 반대로 매주 사용하는 보트는 드라이 스택 앞면에 보관해 사용 시간을 최소로 단축시킨다.
육상 건식 요트 마리나의 대표적인 개발 사례로는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마리나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플로리다 포트 마이어스 비치에 위치한 GSM(Gulf Star Marina)은 건식 보트 보관의 선두 주자라 불린다. 세계 최초 완전 자동화 보관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콘크리트 틸트업 구조로 설치됐다.
1970년대 44척의 보트를 육상 계류할 수 있었으나, 2020년 플로리다의 자연환경을 고려해 틸트업 콘크리트 구조물로 바꾸면서 동일한 시설 면적에서 보트 보관 용량은 최대 150척까지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완전 자동화된 드라이 스택 마리나는 플로리다 F3 마리나이다. 이 마리나는 전문 마리나 관리 및 컨설팅 서비스 회사로 미국 내 15개 이상의 마리나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
그중 F3 마리나 포트 로더데일은 포트 에버글레이드, 도심 그리고 포트 로더데일 공항과 근접해 있다. 레스토랑과 호텔이 마리나와 매우 가까워 F3는 플로리다 외부 방문객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마리나로 평가받고 있다.
F3의 드라이 스택은 240척의 보트를 보관할 수 있으며, 보트 길이 46피트, 빔 길이 13피트, 높이 17피트의 보트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최대 3만 파운드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다음으로는 플로리다 Port 32 마리나를 꼽을 수 있다. Port 32는 대형 레저선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업체이다.
Port 32는 마리나를 보트를 보관하는 장소 그 이상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고객 서비스 경험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개발 중인 마리나는 포트 로더데일, 팜비치, 탬파, 잭슨빌 등 9개 이상이다.
Port 32 포트 로더데일은 지역의 최고 수준의 드라이 스택이다. 플로리다의 드라이 스택 시장의 성장을 예측하고 대형, 고급 보트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 운영 중이다. 드라이 스택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및 편의 시설은 선박 용품점, 최대 55피트 240척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드라이 스택 기술 개발 사례로는 아르헨티나 CAPRIA, 스페인 ASAR, 미국 Aero Docks가 대표적이다.
남미 국가 중 요트 문화가 가장 발달한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은 드라이 스택을 운영하고 있다. CAPRIA는 보트 건식 보관을 위한 해상 크레인 및 해안 리프트 솔루션 업체로 드라이 스택의 필수 기술인 해상 엘리베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드라이 스택 기술이 자동화되고 있지만 CAPRIA사의 시스템은 반자동이다. 이는 크레인 운전자의 조작 오차를 감소하기 위해서이다. 또 보트는 철재 레일에서 이동해 콘크리트 기반의 추가 시설 설치가 필요 없어 투자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페인 ASAR은 세계적인 드라이 스택 기술 회사이다. 드라이 스택의 운영비용 효율성, 보트 보관 공간의 극대화, 사용자의 보트 재판매 시 가치유지, 태양광 발전을 활용한 친환경 지속가능성 확보 등에서 선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육상 건식 보트 보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ASAR의 시스템은 틸트업(tilt-up) 공법을 사용해 드라이 스택에 레스토랑, 상점 등의 상업용 면적 확장이 가능하며, 육상 계류시설을 통합적으로 개발하는 데 용이하다. 특히 보관 시설 면적을 늘리지 않고 보관 밀도를 높여 마리나항 소유자 및 운영자의 최대 수익을 실현시킬 수 있다.
미국 에어로독스(Aero Docks)는 자동화 로보틱 보트 보관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회사다. 에어로독스는 시간당 20~30척 이상의 보트를 운용할 수 있는 육상 드라이 스택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트 1척당 진수 시간을 2~3분이내로 단축시켰다.
보트 보관 중 보트 손상을 제로화하기 위한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고 최소 45피트에서 최대 100피트 보트를 보관할 수 있다. 육상 드라이 스택은 전기로 운영해 친환경적이다. 최근에는 46미터 높이의 드라이 스택 건물에 916척을 보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미국 마이애미 리버 센터의 경우 75층 콘도미니엄 개발 프로젝트에 자동화 마리나 시스템을 적용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레저보트는 3만854척이 등록돼 있는 반면 계류할 수 있는 선석은 운영 중인 37개 마리나의 2403선석으로 수용률은 7.7% 불과하다. 이중 육상 계류장은 총 선석의 29.8%, 717선석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레저선박 잠재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과 동남권에 위치한 도심형 마리나, 기존 개발된 마리나 중 해상 계류 공간이 포화 상태인 마리나의 경우 최적의 해결책이 첨단 드라이 스택의 설치 및 운영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 보험제도 도입, 마리나산업 육성계획에서 육상 건식 요트 마리나 개발 지원, 자동화 드라이스택 기술 등이 필수요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조우정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마리나항만 구역의 여건을 고려해 도심에 위치한 마리나항의 경우 드라이 스택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권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관 중인 보트의 잠재적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시설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부상에 대한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 제도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마리나산업 육성계획에서 육상 건식 요트 마리나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드라이 스택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자동화 시스템 개발, 구조물 디자인 개발, 벨트형 구동 시스템 개발 그리고 설비와 서비스 표준 개발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화 시스템은 마리나의 사용 가능한 공간과 운영 효율성 및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솔루션"이라며 "기술개발의 방향은 전통적인 드라이 스택 기술인 포크 리프트 방식보다는 벨트 구동자동 보관 시스템 기술의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드라이 스택의 보안 기능, 온라인 예약 플랫폼, 재생 에너지 및 폐기물 감소 등 친환경 보관 솔루션, 사용자의 편리성 및 접근성 확보 그리고 유지 관리 서비스 등 추가 서비스와 편의 시설의 통합 등에 대안 연구개발이 요구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글로벌 마리나산업은 친환경 스마트 기술과 연계해 계속해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성장단계에 있는 국내 마리나산업의 혁신적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육상 건식 마리나 기술개발과 적용을 통해 해양신산업 육성의 새로운 전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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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 10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