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무너질까 금리동결" 비판에…이창용 "금융안정 고려"
"태영건설·레고랜드 사태 방치땐 금융안정 위험…고충 이해해달라"
- 김혜지 기자, 김유승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간 한은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거나 PF 구조조정을 미뤘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 참석해 '정부가 레고랜드나 태영건설 사태 당시 부동산 PF 구조조정 시점을 놓쳤으며, 지금까지 해결을 떠넘겼다는 안타까움이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먼저 이 총재는 "이런 지적은 아마 제가 받는 비난 중 가장 큰 비난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많은 금융 전문가가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한은이) 너무 좌고우면해 금리를 올릴 때 확 올리지 않아 이런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미진한) 상황이 됐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고 회상했다.
이 총재는 "오히려 부동산 PF를 막 구조조정해 버리고 무너지게 했어야 이번에도 좋고 다음에도 구조조정이 될 텐데, 금리가 올라갈 때 너무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는 비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금리를 더 올려서 부동산 PF를 어렵게 했다면 지금 자영업자의 어려움 등을 봤을 때 (그 여파가 컸을 것이기에) 그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좌고우면했다 표현할 수도 있지만 사실 여러 상충하는 문제를 조심스레 조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한은이 지난 8월까지 장장 1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온 것은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가 주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만일 태영건설이 잘못되거나 레고랜드 사태를 방치했을 경우는 금융안정까지 (여파가) 갈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2금융권 불안 위험도 걱정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비난할 수 있겠지만, 해당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나 부동산 PF, 태영건설 등의 급격한 조정이 가져올 금융안정 (위협)을 고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사전에 구조조정을 했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한은의 고충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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