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생태계 지원' 펀드 173억…게임 등 엉뚱한데 투자한 한수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용 중인 에너지혁신성장펀드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8월 말) 에너지혁신성장펀드 전체 기금 455억 원 중 173억 3000만 원(38.9%)이 원전 산업과는 무관한 곳에 쓰였다.

목적 외 지출 분야를 보면 △로봇/헬스케어 40억 원 △전기차 배터리 20억 원 △의학품 15억 원 △무선전력전송장치 15억 원 △헬스뷰티 12억5000만 원 △케이블트레이 10억8000만 원 △건강식품 10억 원 △블록체인 10억 원 △모바일 게임 10억 원 △유통 10억 원 △전기차 충전기 10억 원 △위그선 5억 원 △2차전지 5억 원 등이다.

에너지혁신성장펀드 1호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원전산업 생태계 성장역량 강화와 사업구조 개선 지원, 향후 원전 해체 사업 기반 조성 등을 목적으로 2020년 5월 결성한 총 445억 원 규모의 펀드다.

한수원은 펀드 운용사인 포스코 기술투자에 관련 업무를 맡긴 채 별다른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계 비판이 쏟아지자 졸속으로 조성된 펀드의 결과물"이라며 "한수원은 최대 출자자로서 펀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펀드 조성 목적에 맞는 투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