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시장으로 확대되는 친환경·자율운항 기술…세계 기술개발은 현황은
[오션테크2024 ①]유럽·일본·싱가포르,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연구개발 활발히 진행
세계 최초 원격 조종 예인선 실증 '스비처'…최고 기술력 보유 '다먼 조선소'
- 백승철 기자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예인선은 대형 선박 및 해상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견인, 밀기 또는 유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특수 선박으로, 선박의 공간과 이동성이 제한된 항구, 항만, 좁은 수로와 같은 공간에서 대형 선박을 조종하는 데 이용된다.
예인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191억 8000만 달러에서 올해 2024년 238억 10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2032년에는 742억 9000만 달러로 예측되고 있으며 연간 15.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 규제와 같은 강력한 환경 정책들이 추진되면서, 예인선 시장에도 LNG, 수소, 전기 추진 시스템과 친환경 기술 적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인건비 절감, 사고 방지, 운영 효율성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자율운항 기술도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일본·싱가포르,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연구개발 활발히 진행
예인선의 친환경과 자율운항 기술 적용은 세계 해양 산업 변화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이었던 시장이 이제는 지속가능성과 기술 혁신을 주요 목표로 삼게 된 것이다.
예인선의 친환경 기술은 LNG, 수소, 전기 추진 시스템 등으로 대표된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선박에 비해 훨씬 적은 배출가스를 배출하며, 운영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이는 해양 산업에서 예인선의 탄소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전기추진 기술은 연료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해, 장기적으로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운항 기술은 해양 산업에서 또 다른 혁신을 이끌고 있다. 예인선 시장은 코로나 이후 급격한 물동량 증가에 따른 인력수급 문제를 겪고 있다. 자율운항 기술은 이러한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요 요소로 평가된다.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2022년 약 39억 달러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9.6% 성장해 약 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인선 시장 규모 증가에 따라, 예인선에 적용되는 자율운항 시장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운항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선박 운영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예인선 분야에서 자율운항 기술은 인건비 절감과 사고 방지, 운영 효율성 향상이라는 다양한 이점이 있다.
이와 함께 자율운항 기술 도입은 예인선이 운영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개선이 일어날 수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싱가포르 지역이 자율운항 기술 도입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정부와 기업들은 친환경 예인선과 자율운항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래 전망 또한 매우 밝다. 예인선에 대한 자율운항 기술과 친환경 기술 적용은 해양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도입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양 생태계 보호와 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하는 블루카본 전략과 결합된 기술들은 해양 산업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제기되는 인력수급 및 인거비용 문제의 해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 원격 조종 예인선 실증 '스비처'…최고 기술력 보유 '다먼 조선소'
예인선에 적용되는 자율운항 기술 동향은 일반적인 선박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의 양상과 같다. 주로 원격제어와 같은 통합 기술과 인지-판단-제어에 이르는 요소 기술이 주요 연구 분야이다.
원격제어 기술은 자율운항 예인선의 초기 자율화 단계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인지-판단-제어에 이르는 자율운항 요소 기술과 결합해 복잡한 항만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와 실증으로는 먼저 꼽으면 유럽의 ABB와 싱가포르 케펠 조선소(Keppel O&M)의 협력으로 싱가포르 항만에서 원격제어 예인선 운용 가능성을 시험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ABB의 어빌리티 마린 파일롯(Ability™ Marine Pilot Vision)과 마린 파일롯 컨트롤(Marine Pilot Control)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예인선을 제어했으며, 복잡한 항만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격 운항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 다른 사례는 2020년 일본에서 수행된 NYK의 예인선 원격제어 프로젝트로, 혼잡한 도쿄만 내부 지역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400킬로미터 떨어진 원격제어 센터에서 제어한 실험으로 약 12킬로미터 구간을 원격으로 운항했다.
2021년에는 머스크라인 예인선 자화사 스비처(Svitzer)와 노르웨이 콩스버그(Konbsberg), 미국선급협회(ABS)가 협력해 개발한 스비처 허모드(Svitzer Hermod)로, 덴마크 코펜하겐 항만에서 세계 최초로 원격 조종되는 상업용 예인선을 성공적으로 실증했다. 이는 원격제어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자율운항 기술이 해양 산업에 도입되면서, 예인선의 자동화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예인선의 작업은 인력에 의존함으로써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인적 오류의 위험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자율운항 예인선을 개발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콩스버그(Kongsberg Maritime) 친환경 자율운항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전기 추진 및 원격제어 예인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 자율운항 솔루션 업체인 지버즈(Zeabuz)는 최근 DNV, 다먼(Damen) 조선소와 차세대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다먼 조선소는 예인선 시장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예인선의 설계 및 엔지니어링 등에 가장 빠르게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韓, 예인선 자율운항 실증·상용화 사례 적어…경쟁력 향상 위해 관심 쏟아야"
우리나라에서 자율운항 기술개발은 주로 대형 조선사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중 HD현대 그룹은 2021년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Avikus)'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자율운항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2023년 예인선 전용 솔루션으로 Tug-SVM(Surround View Monitoring)을 정식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를 이용해 예인선 운용의 안전을 목적으로, 360도 시야각을 자연스럽게 제공해 운용 중 시야 확보와 영상 기록 등 기능을 제공한다.
아비커스는 또 HiNAS(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 Control 시스템을 개발해 대형 선박의 속도, 조향 제어를 자동화함으로써, 자동 경로 및 속도 추종, 회피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선사인 팬오션과 함께 자율운항을 통한 연료 절감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 결과 최적화된 운항 계획을 자동으로 운항할 때 약13% 정도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독자적인 자율운항 시스템 S-Vessel을 개발했으며. 2023년 이 시스템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탑재해 남중국해와 같은 복잡한 해역 운항에 성공했다.
아비커스의 박진모 박사는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사례에서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예인선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운항 실증 프로젝트 또는 상용화 사례는 적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 구성이 대부분 대형 상선을 제조하는 조선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예인선 시장 규모 예측에서 볼 때 예인선 시장은 물동량의 증가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자율운항 기술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예인선 시장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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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 10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