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채무보증 35.4% 증가한 5700억…"신규 지정집단 영향"
신규 지정집단 2곳서 1107억 늘어…TRS 거래 2.8조 규모
공정위 "유예기간 내 해소 전망…법위반 행위 지속 감시"
- 손승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올해 10조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대기업의 채무보증액이 지난해보다 약 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6일 발표한 '2024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채무보증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14일 기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 48개의 채무보증액은 5695억 원으로 전년(4205억 원) 대비 35.4%(149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연속 지정집단(46개)에서 383억 원이 늘었고, 올해 신규 지정집단 2곳(교보생명보험·에코프로)이 기존 보유한 채무보증으로 인해 1107억 원이 더해졌다.
통상 상출집단의 채무보증액은 신규 지정집단의 재무 상황에 따라 등락하는데, 올해의 경우 신규 지정집단의 채무보증 금액이 커 전체 채무보증액이 늘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올해 제한대상 채무보증액은 4428억 원(2개 집단)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8.0%(1792억 원) 증가했다.
연속 지정집단에서 636억 원을 해소했으나, 신규 지정집단 및 신규 편입된 계열사의 채무보증이 2428억 원 증가한 여파다.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은 '제한대상 채무보증'과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으로 구분된다.
상출집단은 채무보증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신규 지정집단 및 신규 편입된 계열사의 경우 '제한대상 채무보증'이 인정돼 2년 내 이를 해소하면 된다.
또 산업합리화,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집단별로는 연속집단인 신세계(2000억 원)와 신규 지정집단인 에코프로(2428억 원)에서 제한대상 채무보증이 늘었다.
정보름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해당 수치는 지난 5월 지정일 기준 금액으로, 현재 10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이며 나머지 경우도 유예 기간 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금액은 1267억 원(3개 집단)으로, 사유는 사회간접자본(SOC·76.3%), 수출입 제작 금융(23.7%) 순이었다.
다만 지난 10년간(2015~2024년) 제한제외대상 채무보증액을 보면 2015년 7개 집단 4628억 원에서 올해 3개 집단 1267억 원으로 감소했다.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는 올해 6개 상출집단 소속회사(10개)에서 총 47건(2조 8185억 원)의 거래가 있었다.
TRS는 주식 등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불확실한 수익과 사전에 확정된 고정 이자(수수료)를 서로 교환하는 파생거래다. 공정위는 채무보증을 대신한 부당 TSR 거래를 막고자 지난 2022년부터 현황을 분석해 공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금융·보험사 일반 현황 및 계열사 출자 현황'도 내놨다.
올해 5월 기준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집단은 55개로, 총 386개의 금융·보험사를 갖고 있었다.
이 중 상출집단(48개)인 금산복합집단은 32개로, 총 165개 금융·보험사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상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들은 전반적으로 제도 취지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일부 법 위반이 의심되는 의결권 행사도 확인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제도 홍보와 교육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출집단의 채무보증 현황 및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기업집단 내 여신집중 및 그룹 내 동반 부실 등을 방지하는 한편 금융·보험사의 고객 자금이 부당한 지배력 유지 및 강화에 남용되지 않도록 지속 감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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