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기 양피지로 만든 '포르톨라노 해도'…10월 해양유물로 선정

1586년 나폴리 당시 유럽의 저명한 지도 제작자인 후안 리초에 의해 제작
지중해 해안선과 지역, 도시, 항구 이름 다양한 색상 사용 정교하게 묘사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10월의 해양유물로 '포르톨라노 해도(Portolan Chart)'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 해도는 중세 유럽의 선원들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해상무역에서 사용한 것으로, 휴대성과 내구성이 높은 양피지로 제작됐으며, 방위표와 32개의 방위선을 그려 방향과 거리를 나타냈다. 또 해안선, 항구 및 지명, 암초와 여울 등 항해에 필요한 정보를 표시했다.

인천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포르톨라노 해도는 1586년 나폴리에서 당시 유럽의 저명한 지도 제작자인 후안 리초(Joan Riczo)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해도는 서쪽의 이베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부터 동쪽의 아나톨리아 반도에 이르는 지중해의 해안선과 지역, 도시, 항구의 이름을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정교하게 묘사하였다.

해도의 상단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을 그렸고, 육지에는 낙타와 코끼리 등 동물 그림으로 장식했다. 또 방위표의 북쪽 표시를 백합 문양으로 그리고 금박을 입혔다. 이는 13세기에 만들어진 초기 포르톨라노 해도에 비해 화려함이 돋보이고 있어, 자본가의 후원을 통해 예술적으로 발전한 후기 포르톨라노의 전형을 보여준다.

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유일의 해양박물관으로서 해양의 역사와 문화 전파를 위해 다양한 유물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기증 대상 유물은 해양 역사·과학·민속·예술 자료, 어업·해운업 등의 산업 유물, 어촌의 생활사 자료 등 해양과 관련된 모든 유물이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장은 "사라져가는 해양 유산을 보존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유물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증을 원하는 개인이나 기관 또는 단체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유물 수집 담당자에게 전화 또는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된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