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하락이 이끈 1.6% 물가상승률…3년7개월 만에 최저(종합2보)

金배추 등 신선채소 11.6%↑…석유류는 7.6% 하락, 전체 물가 하락 주도
정부 "국제유가 변동성,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 상존…물가 안정 최선"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전민 기자 = 9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6% 오르며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여름 폭염으로 채소가 강세를 보였으나, 국제유가 안정과 기저효과에 따라 석유류 물가가 하락한 것이 전체 소비자물가 1%대 진입을 이끌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이는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과 3월 3%대로 반등하기도 했으나,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2.0%대 흐름을 유지한 후 2021년 3월 이후 42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품목 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특히 최근 '금배추'라고 불리는 배추는 53.6% 급등했다. 무도 41.6% 올랐다. 이외에도 돼지고기(2.9%), 상추(31.5%) 등의 가격이 올랐다.

반면 복숭아(-20.3%), 쌀(-4.9%), 토마토(-10.1%), 국산쇠고기(-23%) 등은 가격이 떨어졌다

9월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0.3% 오르는 데 그쳐 2023년 7월(0.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보였다. 지난 8월(1.4%)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1.1%p 축소됐다.

공업제품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은 석유류가 전년 동월 대비 7.6% 하락했기 때문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중치가 전월과 비교해 0.32%p 축소됐다"며 "석유류는 최근 국제유가도 낮고 지난해 많이 오른 기저효과도 있어서 많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 중 주요 품목을 보면 수입승용차(7.2%), 한방약(12.6%) 등이 상승한 반면, 휘발유(-8.0%), 경유(-12.0%) 등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등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대비 2.2%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5.4%), 치킨(5.2%)이 올랐지만, 가전제품렌탈비(-6.1%), 자동차보험료(-2.7%), 보육시설이용료(-7.4%) 등은 하락했다.

통계청 제공

식료품과 에너지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111.1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1월(1.9%)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다른 근원물가 지수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112.87로 1.8% 올라 전월 대비 상승 폭이 0.1%p 하락했다. 2021년 8월(1.8%)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17.4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6%p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 상승 폭은 지난 2021년 1월(0.8%)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6.2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전월보다 상승 폭이 0.2%p 확대됐다.

그중 신선채소는 전년 동월 대비 11.6% 올랐고 신선어개는 0.8% 상승했으나, 신선과실은 2.9% 하락했다.

정부는 9월 물가가 1%대로 둔화한 것과 관련해 "장기간 폭염으로 채소류 가격이 상승했으나, 전반적인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및 지난해 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므로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