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종식' 보상안 내일 발표…농가 "껌값 보상 안돼" 으름장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개 사육 농장의 전·폐업 지원 방안이 담긴 '개 식용 종식 기본 계획'이 26일 발표된다. 구체적인 보상 금액과 방안이 담길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보상안 발표 전부터 '껌값 수준'의 보상으로는 폐업할 수 없다며 보상 확대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24일) 개 식용 종식위원회를 열고 사육 농가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안을 담은 '개 식용 종식 기본 계획'을 의결했다.

기본 계획 의결에 앞서 농식품부는 개 사육 농장의 폐업과 전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54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은 올해 초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후속조치로 이뤄졌다. 특별법은 지난 7일부터 시행됐으나 2027년 2월까지 3년간 유예된다.

현재까지 정부는 개 사육 농장에 대해 마리당 보상하되 가축분뇨배출시설 면적을 상한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분뇨배출시설 ㎡당 마릿수 기준을 도입해 상한을 정하는 방식이다. 마리당 보상금액은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한 '31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폐업한 농장주에게는 시설물 잔존가액과 시설물 철거 지원을 하고, 전업한 농장주 및 도축 상인에게는 전업에 필요한 시설과 운영 자금 융자 지원, 교육 등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윤곽을 드러낼 보상안 중 가장 큰 관심은 바로 보상액이다. 마리당 얼마를 보상할지와 ㎡당 최대 수용 마릿수가 얼마나 책정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도 이 부분이 생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육견협회 등 개 식용 단체 등은 마리당 1년 소득을 40만 원으로 보고 있다. 폐업 농장 주에게는 최소 5년간 손실액을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마리당 보상금으로 2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당국은 역대급 세수결손 발생 등을 이유로 업계가 만족할 만한 보상안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원 기간도 업계가 요구하는 3~5년보다는 더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망보다 더 축소된 기본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되자 사육농가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정부에 전면전을 예고했다. '강제 폐업'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으름장도 놓은 상태다.

개 식용 종식 기본계획 의결 직후 대한육견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보상과 합당한 지원 대책은커녕 껌값 수준의 강제 폐업을 전면 거부한다"면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했다.

협회는 "연간 마리당 31만 830원 이상을 내고 있는 사업을 폐업시키려면 20년 사업의 25% 수준인 최소 5년분을 보장하라"면서 "(현재의 방안으로는) 결코 폐업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이같은 반발로 인해 정부의 질서 있는 개 식용 종식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업계와 충분한 소통을 하면서 기본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농가 등이 폐업을 보이콧하겠다고 강수를 두면서 갈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육견협회 관계자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생업을 강제 폐업시키면서 정당하고 합당한 보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터무니없는 지원안 발표 시에는 우리도 폐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