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포기 2만원' 金배추 쇼크에 중국산 투입…배춧값 잡힐까

1포기 전국 평균가 9474원…전통시장 등에선 2만3000원 팔리기도
중국산 배추 16톤 27일 수입…10월 공급량 증가로 차츰 안정될 듯

서울의 한 마트에서 배추 3포기 묶음이 3만 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일부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배추 가격이 포기당 2만 원을 넘어서는 등 배춧값이 가파르게 치솟자 정부가 중국산 배추 수입, 할인지원 등을 통해 가격 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일단 오는 27일부터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톤을 도매시장에 공급하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입 물량을 늘려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선 정부의 이번 긴급 지원에 더해 다음 달 중순부터 출하되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 배추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9474원으로 전년(6193원)보다 52.98%, 평년(7217원)보다 31.27% 상승했다.

한 달 새 30.67% 오른 것으로 전통시장 등에서는 2만∼2만 3000원가량에 거래가 이뤄지며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배추는 생육 적정온도가 18~20도 수준인 대표적인 저온성 채소인데, 주 생산지인 강원 지역의 기온도 30도를 넘어서면서 상품(上品) 위주로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5.3%, 평년보다 4.9% 축소되면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6%, 평년보다 8.5% 각각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가격이 치솟자 농식품부는 중국산 배추 수입, 출하장려금 지원, 대형마트 할인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aT를 통해 수입 배추를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27일 초도물량 16톤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정부 차원의 배추 수입은 지난 2010년(162톤), 2011년(1811톤), 2012년(659톤), 2022년(1507톤)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현재 배추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있다.

수입 배추는 내주부터 도매시장을 통해 공급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그간 중국산 배추가 주로 김치 제조공장 등 가공업체와 외식업체 등에 공급돼 왔던 만큼 이번 수입 물량도 같은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 배추 가격은 10월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고 중순께 경북 문경시, 경기 연천군 등으로 출하 지역이 늘어나면 공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무를 구매하고 있다. ⓒ News1 김성진 기자

또 농식품부는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물량을 시장에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출하 장려금을 지속 지원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평년 공급량보다는 적은 수준인 데다, 최근 내린 비로 병해충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김장에 사용되는 가을배추의 재배 면적은 1만 2870㏊로 전년보다 2%, 평년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은 배추가 자라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며 "최근 배추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배추의 산지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 단계적으로 수매하고 가용 물량을 상시로 확보한 뒤 산지 상황에 따라 시장에 공급해 물가 안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록적인 폭염과 지난 20~21일 호우 등으로 인해 배추 외에도 채소 가격이 모두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기준 무 1개의 가격은 4032원으로 전년보다 71.57%, 평년 대비 46.89% 올랐다. 배추김치 대체재로 무 김치를 찾는 사람이 늘어 가을무가 나오는 10월 하순 전에는 무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농식품부는 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산지 유통인을 대상으로 운송비를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주산지 농협의 출하 약정물량 500톤을 이달 말까지 도매시장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시금치(100g) 소매가격은 3285원, 상추(100g)는 2233원으로 평년보다 114.43%, 46.23%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올해 여름철까지 강세를 보였던 사과, 배 등은 홍로와 신고가 각각 출하하며 평년보다 낮은 가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을배추 등 채소류 생육 관리를 위해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생육관리협의체를 가동하고, 중앙현장기술지원단을 편성해 기술지원 등을 펼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육관리협의체 등을 통해 김장에 필요한 배추, 무 등 채소를 적기에 관리하겠다"며 "수급 여건이 개선되기 이전까지 공급량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정부 가용물량 상시 확보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