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K원전' 세일즈 선봉에 선 尹…'수주 쐐기'로 불안 잠재워
3월 팀코리아 최종계약 '굳히기'…체코와 전방위 포괄협력 성과도
- 나혜윤 기자, 한상희 기자
(세종·프라하=뉴스1) 나혜윤 한상희 기자 =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를 직접 방문해 24조원 규모의 원전 최종계약을 위한 전방위적 세일즈 외교에 나서면서 수주 굳히기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원전 수주에 '쐐기'를 박으면서 양국의 굳건한 원자력 동맹을 구축하는 한편, 첨단산업 등 미래 동반성장 기반까지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20일 대통령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원전 세일즈 외교차 체코를 방문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과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을 논의했다.
앞서 체코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우선 협상 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한국 측 컨소시엄 '팀코리아'를 선정했다.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사업 예산은 24조 원 규모다. 최종 계약은 내년 3월 마무리된다.
이번 윤 대통령의 '원전 순방'은 최종계약을 굳히기 위한 외교전의 일환이다. 한수원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기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있기 때문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는 앞서 원전 수주전에서 탈락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최종 경쟁 상대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 측의 이의 신청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만약 이의 신청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온다면 최종 수주까지 셈법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또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파벨 대통령과 단독 회담 등을 통해 최종 원전 수주 문제를 담판 지을 것으로 보인다.
파벨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체코도 한국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한수원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두코바니 원전 사업이 양국이 함께 짓는 원전으로서 양국의 동반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호혜적인 프로젝트가 되도록 대한민국의 팀코리아가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양국 기업 간 최종계약이 원활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체코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 간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분쟁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처럼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미국이 '웨스팅하우스 항소' 해결 촉진을 모색할 것"이라며 "체코 원자력 발전소가 성공적으로 완수될 것을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체코 방문이 '원전 외교'에 방점이 찍혀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체코와의 '원전 동맹' 구축까지 지평을 넓힐 전망이다. 특히 원전 수출 계약의 진행 상황과는 별개로 다각적인 산업 협력을 진행해 전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 기틀을 다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한수원 등 원전 분야 산학연이 대거 동행했다.
안 장관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경제 구조를 가진 체코와의 산업협력 강화를 위해 체코 측 관계자들과 만나 소통에 나선다. 우선적으로 현대차, 넥센타이어 등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미래차·배터리·수소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 MOU 체결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국은 첨단 산업 협력을 뒷받침할 협의 채널도 구축해 체계적인 소통을 통해 성과를 도출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수원을 비롯한 원전 분야 산학연들은 원전 건설과 설계,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친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한편 안 장관은 최종 계약 수주를 위해 체코 현지에서도 원전 이슈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원전 수출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최종 수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처다.
안 장관은 야당이 핀란드와 영국 원전 사례를 들며 사업비 증가와 원전 수출 부실에 관한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팀 코리아의 원전 생태계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UAE 다각화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안 장관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지재권 문제에 대해서도 "체코 산업부는 입찰 탈락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흔한 일로 유사 사례가 많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원전 입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라면서 "팀 코리아와 정부는 체코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는 등 체코 측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