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부터 고급 횟감까지 입맛 살리는 '참치'…잡는 방법도 친환경으로 변해야

어류군집장치 'FAD' 90%가 플라스틱 소재 사용…국제사회·환경단체도 우려
생분해성 소재 FAD 표준화 연구 없어…선제적으로 표준·사업화해야

참치 선망선 조업 장면(한국원양산업협회 제공)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참치는 자취생들의 영양을 챙기는 통조림부터 고급식당의 횟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어류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참치는 태평양과 인도양 등에서 어획되는 원양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참치를 잡는 조업방법에는 낚시를 이용하는 연승과 그물로 참치의 무리를 둘러싸는 선망이 대표적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참치 총 어획량은 약 29만2000톤이다. 이 중 연승 어획량은 3만8541톤이며, 선망의 경우 우리나라 선적 26척이 25만3887톤을 어획했다.

참치 공급량 추이와 수역별 생산량(자료출처:원양산업통계연보)

◇어류군집장치 'FAD' 90%가 플라스틱 소재 사용…국제사회·환경단체도 우려

선망의 조업방법으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참치 무리를 잡는 방법과 어류군집장치인 'FAD'를 설치해 참치군을 인위적으로 유도해 어획하는 방법이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FAD 조업비율이 높아져 대서양, 인도양의 경우 90%, 태평양은 50~60%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치된 FAD는 대부분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남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각 대양에서 사용되고 있는 FAD가 형태만 조금 차이 날뿐 재질은 90%가 플라스틱이라는 것이다. 형태 또한 바다 생물에 위협적인 그물(MESH) 형태로 되어 있어, 국제기구에서는 그물 형태나 플라스틱 재료를 지양하자며 권고 사항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각 조업국가에서 생분해되는 FAD 사용을 시도했으나, 지속적으로 활용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생분해성(BIO Materia) 재료들이 내구성이 약해 재사용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넓은 어장에서의 FAD 조업은 적어도 6~10개월 정도 유지되어야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약한 내구성으로 인해 조업 중 로프의 절단이나 대나무의 부서짐 현상으로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양업계 또한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FAD 사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들로 인해 기존 형태나 재질로 되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참치를 대량으로 어획하는 선망선의 경우 자연적인 어군 조업으로는 연간 어획량이 부족해, 인공 FAD 조업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선박이 연간 사용하는 FAD는 태평양 최소 약 5000세트, 대서양, 약 3000세트, 인도양 약 500세트이며, 연간 참치 총 어획량의 약 42%가 인공FAD 조업으로 어획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바다거북 등의 보호종 보호와 참치 이외 다른 어종이 혼획해서 잡히는 일명 '바이캐치'에 대해 우려 하고 있다.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를 비롯해 국내 환경단체에서도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우려와 함께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어류군집장치인 'FAD'를 설치하는 원양 참치선망선(사진출처:동원산업)

◇생분해성 소재 FAD 표준화 연구 없어…선제적으로 표준·사업화해야

현재 FAD에 사용되고 있는 생분해성 소재는 대나무, 야자로프(Coir rope,) 면로프(Cotton rope), 황마로프(Jute rope) 등 식물섬유가 대부분이다. 특히 부력제로 사용하는 대나무는 부력과 내구성이 약해 제일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생분해성 소재의 FAD는 부력제가 약해 분실 우려가 높으며, 선박에 FAD의 위치를 나타내는 고가의 위성 GPS 또한 유실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재료보다 높은 단가도 문제이며, 단가는 높은데 내구성이 약해 실제 FAD 조업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원양업계로부터 외면 받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최소의 비용으로 참치를 어획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는 약간의 연구 및 시도가 있었으나, 현재 많은 문제들을 해결한 생분해성 소재 FAD의 표준화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며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표준화하고 사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또 "지속가능한 해양 식량 중 하나인 참치를 이 넓은 대양에서 자연적인 부상군 어획 방법만으로는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지만, 기존의 플라스틱 소재 FAD 조업은 지양해야 한다"며 "최적의 생분해성 소재 FAD 조업을 위한 표준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의 어업·가공 그룹 FCF은 지난 2022년 중서부태평양에서 사용될 생분해 FAD인 ‘젤리 FAD(Jelly FAD)’의 개발협력을 위해 태평양 공동체(SPC)와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젤리 FAD는 유실되거나 버려지거나, 폐기될 경우 환경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 자재를 제거할 수 있는 구조이며, 100% 면, 대나무 등 생분해성 물질로 만들어져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한 소재이다.

어류군집장치인 'FAD'(사진출처:동원산업)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