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 국감 시즌 돌입…산자위 최대 쟁점은?

연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첫 시추…야 "철저한 검증"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여야, 쟁점사항 이견 좁힐까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5일 경상북도 포항시청 의회동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상호발전협력센터 개소식에서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안내로 시추선 모형을 설펴보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올 추석 연휴가 지나면 10월부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전 개발탐사(프로젝트명 대왕고래)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내달 7~25일 실시될 예정이다. 아직 상임위별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의 최대 화두는 '대왕고래', '고준위 특별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왕고래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전을 찾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연말 첫 시추 작업을 앞두고 내년도 예산으로 506억 원을 편성해 둔 상태다.

시추공 한 곳을 뚫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 원이 소요되는데, 이번 국감을 거쳐 정부예산안이 통과하면 한국석유공사에 출자 형태로 지원하게 된다.

다만 국회의 매서운 검증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대왕고래는 '위험한 도박'이라는데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야당은 '낮은 성공률'과 '탄소중립을 역행하는 후진적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장 정부가 밝힌 탐사 시추 '성공률 20%'가 논란거리다. 가능성의 측면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80%나 되는 프로젝트에 5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자체가 위험성이 큰 도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시추공 1개를 뚫는 데 통상 약 1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최소 5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뜻인데, 위험성이 상당한 개발탐사 프로젝트에 국가재정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집요한 추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9.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만 정부는 첫 시추공 예산은 국비 지원으로 하더라도, 이후 사업은 해외 석유기업 등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끌어낸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석유공사는 해외 투자 유치를 이끌기 위한 '로드쇼'를 진행 중으로, 당장 이달 중 2차 행사도 계획 중이다. 지난 7월 열린 1차 로드쇼에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인 엑손모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이탈리아 애니 등이 참여했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석유·가스전의 실체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적 '탄소중립' 추세에 과연 적절한 정책 방향인가에 대한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기존 석유 등 화석에너지에 대한 실질적인 페널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위 '화장실 없는 아파트'로 비유되는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준위 특별법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위 특별법은 사용후핵연료의 처분·관리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법안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위원회(가제)'를 만들어 관리시설 부지 선정·설치, 유치지역을 지원하는 근거 등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 활용률이 높은 수준임에도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별도시설이 없어 현재 각 원전 내 임시저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이들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이 오는 2032년이면 100%에 이른다는 점이다.

당면한 현실에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일정부분 특별법 제정 논의에 공감대를 보이면서, 법안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결국 일부 쟁점사안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법안은 폐기됐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면한 사용후핵연료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는 공감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탈(脫)원전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 부지 내 저장시설 저장용량 등 규모 면에서 꼭 필요한 적정수준의 시설 구축만을 주장하며 여당과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국감에서도 고준위 특별법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대왕고래는 최소 50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데, 예산 투입 타당성을 따져볼 만한 어떤 최소한의 자료도 공개된 것이 없다"면서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