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내달부터 시행…주차구역 확대 1년 유예

'과충전' 제어할 스마트 충전기 '9.5만대' 내년까지 전국에 보급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9.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내년 2월 시행 예정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가 10월부터 운영된다. 기존 건물에 전기차 주차구역·충전시설 확대(2%) 의무화는 1년 유예돼 2026년부터 시행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충전'을 제어하는 스마트 충전기는 내년까지 9만 5400기가 전국에 보급된다.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순차 교체해 2027년 이후에는 27만 9000기에 과충전 방지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정부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등으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와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해 △배터리 인증제 조기시행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및 충전기 개선 △소방장비 확충 등으로 화재 예방·대응능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충전시설 안정성 확충을 위해 환경부는 충전량을 제어해 BMS와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할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까지 2만기를 보급하고, 내년에는 7만 1000기(완속)까지 확대한다.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의 경우는 사용연한과 주변 소방시설 등을 고려해 내년 2만기를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교체한다. 정부는 내년 2만기, 2026년 3만 2000기를 교체하는 등 2027년 이후에는 27만 9000기의 완속충전기에 '과충전' 제어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미 스마트 제어 기능이 가동 중인 급속충전기의 경우는 공동주택(아파트)·상업시설 등의 생활거점별로 보급을 늘린다. 이를 통해 충전기의 안정성과 함께 전기차 소유주의 충전 편의도 높일 방침이다. 우선 올해까지 3100기를 보급하고, 내년에는 4400기를 추가할 전망이다.

이미 환경부는 내년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예산을 올해보다 26.4% 증액한 9284억 원으로 편성했다. 내년에 보급될 스마트 제어 충전기 9만 5400기에 대한 예산도 당연히 포함됐다.

그동안 보급되어 왔던 급속 충전기에는 과충전을 방지할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됐지만, 일반 완속 충전기에는 PLC 모뎀이 없는 게 다수다. 현재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36만 3000여 기의 중 완속 충전기는 32만기 정도다. 88%가량의 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시스템이 없는 셈이다.

환경부는 우선 공동주택에서 사용하는 충전기 중 노후화 가능성이 있는 기기를 우선적으로 교체해 PLC 모뎀이 장착된 충전기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전기차 주차구역·충전시설 확대(2%) 의무 이행 시기를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통해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고려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앞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2025년 1월 27일까지 전기차 주차구역 및 충전시설을 전체 주차면서의 2% 이상 설치해야 했다. 이를 위반시에는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설치 비용으로 예상되는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게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1년 유예 과정에서 충전 장소에 대한 확보가 약간 지연될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봐야 될 것 같다"면서 "안전성이 조금 더 강화되면 그 이후부터는 보급에 있어서 좀 더 속도가 붙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