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밤 언제까지"…끝 모를 폭염에 전력수급 '긴장'

말복 지나 광복절에도 폭염…전력총수요 100GW 넘어 '사상 최대'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에 전력수급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8월 중순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 전력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식을 줄 모르는 폭염·열대야에 전력당국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15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력수요는 지난 13일 오후 94.6GW(기가와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5일 93.8GW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전력수요는 일주일 만인 12일 94.5GW로 기록을 경신한 뒤,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말복인 전날(14일)에도 더위는 계속됐다. 통상 말복에 더위가 절정에 이른 뒤 광복절 즈음 기온이 한풀 꺾여왔으나 올해는 폭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날 전국 주요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서울 35도 △인천 34도 △수원 35도 △대전 34도 △광주 34도 △대구 33도 △부산 33도 △제주 31도 등이었다.

길어지는 더위에 서울의 경우 25일간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관측 시작 이래 118년 동안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가장 긴 열대야는 2018년 당시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26일간이었다. 끝나지 않은 무더위로 인해 '최장' 열대야 기록은 며칠 뒤 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폭염과 열대야 장기화로 전력 총수요도 100GW를 넘어서는 날이 많아졌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1도를 기록한 13일 오후 2~3시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2.327GW를 기록했다. 2023년 8월 7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 100.571GW를 넘어선 수치다. 지난 7일에도 오후 3시 평균 100.203GW를 사용한 것으로 기록됐다.

전력소비가 급증하면서 전력공급 예비율은 지난 12일 8.8%(8.4GW)까지 떨어져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당국은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5% 미만이면 비상 대응 체제로 들어간다.

다만 당국은 전력 공급에는 이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때 낮은 수치를 기록했을 뿐 최근 수요 피크 시점에도 예비율 9~10%가량의 예비력을 유지 중이다.

전력 당국은 발전기 고장, 폭염 등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비하고자 다양한 수급관리 대책을 준비했다. 우선 예비력이 부족해지면 울산GPS복합, 통영천연가스 등 새로 건설한 발전기의 시운전을 투입한다. 이후에도 예비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수요자원(DR), 석탄발전기 출력 상향운전, 전압 하향조정 등 최대 7.2GW의 비상예비자원을 가동할 계획이다.

최남호 산업 2차관은 최근 발전설비 현장을 점검하며 "지속하는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언제든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력설비 고장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계기관 모두 안정적 전력계통 운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