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럼피스킨·돼지열병' 동시 발병…방역당국 '비상'

경기 안성 럼피스킨·경북 영천 ASF 발생…살처분 조치
이동중지명령 등 가격 상승 우려…정부 "방역조치 강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News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가축 전염병인 럼피스킨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염병이 확산해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경우 명절 축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12일) 경기 안성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 경북 영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럼피스킨은 지난해 11월 20일 경북 예천 이후 9개월여 만으로, 올해 들어 첫 확진 사례이기도 하다. ASF는 지난 7월 경북 예천 이후 1달여 만으로, 올해 7건의 확진 사례 중 5개 농장이 경북에 위치해 있다.

럼피스킨은 모기, ASF는 멧돼지 등 매개체로 인해 전파되며, 차량이나 사람 등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상륙한 럼피스킨은 불과 한 달여 만에 107개 농가로 번졌다.

ASF는 당초 경기 북부, 강원 등에서 주로 확진 사례가 나오다가 멧돼지가 남하하면서 올해 발생 7건 중 5건이 경북 지역에 집중됐다.

문제는 추석을 한 달 남겨놓고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육류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축전염병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살처분을 진행하는데 ASF는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인 모든 돼지를 살처분한다.

2022년 9월 ASF가 확산하자 일주일 새에 삼겹살 가격은 8.3%, 목살은 9.0% 오름세를 기록한 바 있다.

더욱이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과 인근 지역에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지는 만큼 공급량이 감소할 수도 있다. 럼피스킨은 경기 안성, 화성, 평택, 용인 등 11개 시군에 오는 14일 오후 8시, ASF는 경북 영천, 경산, 청도, 경주 등 8개 시군에 이날 오후 11시까지 각각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졌다.

농식품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강화에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럼피스킨은 안성 인근 11개 시군에 대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백신 미접종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

또 발생지역 오염 차단을 위해 가용 소독 자원을 동원해 영천시 소재 양돈농장 및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살처분량이 전체 사육두수에 비해 극히 적은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방역 조치를 강화해 확산세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