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뛰자 수입물가 0.4% 상승…2개월 연속 오름세

7월 유가 반등 탓…'고환율 지속' 평균 1383.4원
수출물가 한달새 0.7%↑…반도체 수요 증대 영향

지난달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수입 물가가 2개월 연속 올랐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데다 고환율까지 지속된 영향이 컸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20(2020=100)으로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지난 6월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인 0.6%보다는 0.2%포인트(p) 둔화했으나 여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7% 상승한 133.81을 기록했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전월(0.8%)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지난 6~7월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입 물가 모두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환율 상승이 제한됐던 데다 유가도 월말에는 상승 폭을 되돌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주로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올랐다"며 "7월 국제유가 상승은 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83.38원으로 전월(1380.13원)에 비해 0.2%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월평균 배럴당 83.83달러로 한 달 전(82.56달러)보다 1.5% 높아졌다.

이에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 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한 달 새 0.2% 상승, 수출물가는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입물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원재료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5% 뛰었고, 중간재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석탄·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0.3% 올랐다.

자본재,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0.3% 상승했다.

수출물가의 경우 농림수산품(-3.1%)의 하락세에도 공산품(+0.7%)이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구체적으론 반도체 수요 증대에 따른 수출물가 상승이 눈에 띈다. 지난달 DRAM 수출물가는 한 달 만에 6.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13개월 연속 개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한 93.09로 집계됐다. 수출가격(전년 동월 대비 +5.2%)이 수입가격(+2.7%)보다 더 크게 오른 결과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로 수입 가능한 상품의 양이 기준 시점인 2020년과 비교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7월 수출 한 단위로 수입 가능한 양은 2020년 대비 6.91% 감소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