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출렁이는 국제유가…'2%대 물가 안착' 최대 변수

[유가불안下]7월 석유류 물가 8.4% 상승…물가상승 주도
국제유가 상하방 변수 혼재…美 대선·중동 정세 불확실성↑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2024.7.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7월 소비자물가가 유가 상승으로 인해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향후 2%대 물가 안착에는 변동성이 커진 유가가 최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가 전망에는 상·하방 변수가 혼재하는데 결국 다시금 부각되는 중동 불안의 향방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6월 대비 상승 폭이 0.2%포인트(p) 높아졌다. 3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8.4%로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석유류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는 0.32%p로 전월(0.16%p) 대비 2배 높았다.

석유류 물가 상승에는 유류세 인하 부분 환원과 국제유가 상승이 함께 영향을 줬다.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 8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달 말에는 74.73달러까지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이 고조된 지난 31일에는 다시 4% 넘게 급등했다가 2% 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7월 초 각각 8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월말에는 다시 77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중동긴장 고조에 재차 80달러를 재돌파하는 등 출렁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 초중반 물가 안착에도 유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에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방 요인으로는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의 증산과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등이 꼽힌다.

상방 요인으로는 역시 중동 불안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대선 결과도 유가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는 증산과 대외 수요 증가를 추구하는 반면 해리스는 증산 억제와 수요 억제 등 친환경 정책을 주 에너지 정책으로 채택한 만큼, 유가는 트럼프 우세 시 약세, 해리스 우세 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중동 불안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배경은 중국 수요 둔화로 판단된다"며 "향후 유가 추이와 관련하여 중동 불안보다 수요 둔화 압력이 크게 작용하면서 70달러~80달러 초반대의 안정세가 지속될 공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 2024.8.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향후 유가가 안정된다면 소비자물가 역시 2%대 초중반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동 불안이 재차 고조되는 경우의 유가 상승, 폭염 등 기상 악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 추세인 것은 맞지만, 중동 불안과 유가, 환율이나 미국 대선 결과 등은 여전히 변수"이라며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등락할 경우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되고 있지만, 이미 물가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만큼 내수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유가 불안 요소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며, 올여름 폭염이 농산물 생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