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최대 강점은 '온타임 위딘버짓'…24조 체코 잭팟 견인

2년4개월간 체코정부에 '정해진 예산에서 적기 시공' 강조
체코 정부도 보도자료 통해 '한국 전략 주효했다' 밝혀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대우건설 제공) 2024.7.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온타임 위딘버짓(on time & within budget)'. 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유럽의 원전 강국인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따돌리고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따낸 무기다.

17일 한수원에 따르면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신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체코 정부 추산 총사업비로만 24조 원이 투입되는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의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이어진 장장 2년 4개월여에 걸친 프랑스 전력공사(EDF)와의 마라톤 수주전은 팀코리아의 승리로 끝났다.

최초 상업용 원전 가동 강국인 프랑스를 따돌릴 수 있었던 데는 팀코리아만이 가진 '온타임 위딘버짓'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꼽힌다.

한수원은 정해진 예산으로 공사 기간(공기)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으로 익히 세계에 정평이 나 있다.

'공기 지연'은 곧 추가 비용 발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같은 대형사업 수주전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반면 EDF는 건설 단가 및 공기 지연의 문제를 이미 드러낸 적이 있다. EDF는 영국 힝클리 1호기에 참여했지만, 준공계획이 당초 제안했던 2027년에서 최소 2029년으로 미뤄졌다. 이로 인해 투입될 총공사비 역시 250억~260억 파운드에서 310억~340억 파운드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기술력 대비 저렴한 가격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수원이 이번 수주전에 내세운 APR1000모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건설 단가다. 건설단가가 9조 원 안팎인 APR1000은 15조~16조 원으로 예상되는 EDF의 EPR1200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계원자력협회(WNA) 조사 결과를 봐도 2021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미국(5833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 경쟁국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체코 정부 역시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 한수원의 '온타임 위딘버짓' 전략이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 연말까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3월쯤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날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유럽시장 첫 원전 수출의 쾌거를 눈앞에 뒀지만,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민관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