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 "내가 낸 세금보다 정부혜택 적다"

사회규범 인식 높지만…75%가 "탈세 처벌 충분치 않다"
"조세형평성·국세청 신뢰도·편의성 등 납세의식 제고 위해 중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내가 납세한 세금보다 정부 혜택이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최근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 '납세의식과 납세순응행위 결정 요인 분석'에서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사회적 규범과 조세 이해도, 조세 형평성, 조세행정, 납세 의식과 납세 순응도 등의 파트로 나눠 진행됐다.

형평성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납부한 세금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낮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61%를 차지했다. 반면 '높다'고 답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1%였다.

자산, 소득 등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세 부담이 높은지에 대해 묻자 '그렇다'는 응답이 54.2%였다. 다만 '그렇지 않다'는 응답도 45.8%로 나타났다.

나와 경제적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과 세 부담이 비슷한지 물은 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58.4%로 나타났다.

사회규범에 대한 인식 수준은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63.3%,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6.7%를 기록했다.

다만 부정직한 세금 납부에 대한 사회적 지탄, 처벌이 충분한지 묻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5.6%, '그렇다'는 응답은 24.2%에 그쳤다.

국세청의 신뢰도와 처벌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국세청이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하는지 묻자 68.5%는 긍정 답변을, 31.5%는 부정적 답변을 했다.

국세청 신뢰도에 대해서 35.2%는 긍정, 21.8%는 부정 답변을 했고, 42.9%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다만 탈세자가 과세관청에 발각될 가능성에 대해 묻자 긍정 답변은 37.3%에 불과했고, 부정 답변은 62.6%에 달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조세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는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6.6%, 부정 응답은 53.5%로 이해도가 높지 않았다. 현행 부가가치세율(10%)은 77.3%가 알고 있었지만, 소득세 최고세율(45%)은 19.4%만 알고 있었다.

그룹별로 문항을 달리해 질문한 세금 납부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사회적 규범, 조세 이해도가 높을수록 납세 의식이 높았다. 납세 의식이 높을수록 납세에 순응하는 경향이 강했다.

조세연은 "납세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세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세청의 신뢰성 제고 또한 납세의식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금융소득 등 다양한 소득 간에 과세 형평성을 높일 것을 제언하기도 했다.

또 조세연은 "납세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납세의식 제고를 위해 중요하다"며 "조세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납세의식이 강화되기 때문에 조세제도·정책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월 약 한 달간 전국 만 25~64세 성인남녀 4500명 대상 온라인 패널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46%포인트(실험 문항의 집단별 조사는 ±2.13%p)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