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폭 축소…7월부터 휘발유 리터당 41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인하 폭은 낮추면서 다음 달부터 휘발유는 리터당(L) 41원, 경유는 38원 오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말 이후 추가 연장 여부는 국제유가 추이 및 국민 유류비 부담을 함께 고려해 판단하겠단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인하 폭을 한 차례 내린 만큼 단계적인 세율 상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월례 기자 간담회를 갖고 "6월 30일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일단 8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다만 국민들의 유류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율 일부를 소폭 상향 조정한다"며 "현재 25%인 휘발유 인하율은 20%로, 경유 인하율은 37%에서 30%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이번이 10번째 추가 연장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를 6개월간 한시 도입했고, 이후 이달 말까지 2~6개월을 단위로 9차례 연장한 바 있다.

다만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휘발유·경유 모두 소비자의 가격 부담은 기존보다 커질 전망이다.

휘발유의 경우 25% 인하율을 적용할 경우 L당 205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20%를 적용하면 164원의 인하 효과만 발생한다. 같은 이유로 경유도 가격인하 효과가 기존 212원에서 174원으로 줄어든다.

즉, 정유 업체의 마진 변동 등 외부 변수가 없다면 휘발유 가격은 L당 41원, 경유는 38원 오르는 셈이다.

최 부총리는 향후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여부와 관련해선 당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단계적인 환원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8월 중 물가나 유가 동향을 감안해서 추가 연장 여부 등은 그때 가서 말씀드리겠다"면서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유류세 인하 조치의) 단계적인 종료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류세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감면해 주는 것이니까 이보단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단 정책 권고"라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과소비, 탄소중립 목표 이런 측면에서 권고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일부 환원에 따른 가격 인상을 이용한 매점매석 행위는 철저히 방지·관리하겠단 방침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6월 한 달간 휘발유·경유 등의 유류 반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115%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 반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러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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