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빨리 찾아온 폭염…과수·채소 병해충 '주의보'
폭염·폭우에 고온다습…무름병·과수화상병·탄저병 등 확산 우려
병해충 발생시 해당 품목 가격 오를 수도…정부 생육관리에 온힘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한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찾아오면서 방역 당국이 방제, 예찰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폭염과 폭우로 인해 과수·채소류의 병해충이 확산할 경우 물가가 함께 들썩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96개 농가, 48㏊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지난달 13일 충남 천안과 충북 충주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한 달여 만에 96개 농가(사과 75개, 배 21개)로 확산했다.
발생지역도 충청지역에서 경기, 강원, 전북, 경북 등으로 확산세를 나타내며 전년(93개 농가, 35.5㏊)보다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일단 감염되면 치료제나 방제약이 없어 전체 생산량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반경 100m 이내의 과일나무들은 뿌리째 뽑아서 태운 뒤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하는데 확산 속도가 빨라 이동통제와 같은 차단 조치가 필수적인 병해충으로 꼽힌다.
또 다른 여름철 병해충은 탄저병, 무름병 등이 대표적이다.
탄저병은 과일과 채소류에 까만 점이 생기면서 점차 썩어 들어가는 병이다. 사과와 복숭아 등 대표적인 과일류에는 물론, 고추 등 노지채소에서도 잇따라 발견된다.
무름병은 배추, 마늘 등 채소류에서 나타나는 병해로 물러져 썩고 액체처럼 흐물흐물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확산하는 특성을 지녀 여름철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배추는 생육 적정온도가 18~20도 수준인 대표적인 저온성 채소인데 강원 지역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점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에 올해 고랭지 배추의 재배 의향은 전년보다 4.6% 감소하기도 했다.
문제는 사과, 배추 등에서 병해충이 확산할 경우 물가가 큰 폭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사과는 냉해는 물론, 탄저병, 겹무늬썩음병 등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30% 감소했다. 비정형과 생산량도 크게 늘며 가격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배추는 폭우와 폭염으로 무름병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한 달 만에 가격이 50% 오르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봄배추 1만 톤을 비축하고 예비묘 200만 주를 마련한다.
과일, 노지채소 등에 대해서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약제 지원과 기술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병해충 예방을 위해 사전예찰과 농약 사용법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과의 올해 생산량은 49만 톤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병해충으로 변동이 없을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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