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에 합판 쓰면서 '원목' 광고…세라젬에 과징금 1억

'원목의 깊이'·'원목의 가치'·'원목의 감성' 광고…표시광고법 위반
'면역력 높아진다' 광고해 최근 경고 처분도 받아

세라젬 안마의자 광고 화면(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4.4.24/뉴스1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안마의자를 판매하면서 원목을 사용한 것처럼 광고해놓고, 실제로는 무늬목을 접합한 합판을 사용한 ㈜세라젬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세라젬에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8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세라젬은 2022년 3월 25일부터 지난해 3월 30일까지 안마의자 제품 '세라젬 파우제 디코어'를 판매하면서 TV 광고, 홈페이지, 온라인 쇼핑몰, 유튜브, 홈쇼핑 등에서 광고를 진행했다.

권순국 공정위 대전지방사무소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마의자 시장의 1위는 바디프랜드"라며 "세라젬은 의료기기 매출액 기준 1위 업체인데, 후발주자로 안마의자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세라젬 디코어에 사용된 목재는 무늬목을 접합한 합판임에도 불구하고 세라젬은 '원목의 깊이', '원목의 가치', '원목의 감성' 등의 표현을 사용해 마치 고급 원목으로 만든 것처럼 광고했다.

무늬목은 인테리어·가구 표면 마감을 목적으로 0.2㎜∼2㎜ 정도의 두께로 얇게 깎아낸 목재 자재로,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 가공된 소재에 붙여 사용하는 마감재다.

권순국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이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라젬의 부당한 광고행위에 대한 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4.4.24/뉴스1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세라젬은 일부 광고에서 '천연원목을 활용한 레이어드 블랙월넛 소재'라는 단서 문구를 기재해 소비자 오인성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천연원목', '블랙월넛 소재'가 강조되면서 소비자를 착각하게 하고, 일반 소비자가 '레이어드'라는 문구를 통해 합판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봤다. 또 지나치게 작은 글씨로 기재한 점도 지적했다.

권 소장은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제품의 원목 여부를 직접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자가 제시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광고에 지나치게 작은 글씨로 제시된 단서 문구만으로는 합판임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 광고 기간 디코어 제품의) 매출은 약 100억 원 정도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라젬은 해당 제품을 판매하면서, 홈페이지에 제품을 사용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광고해 지난 3일 공정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권 소장은 "동일 제품, 동시에 일어난 광고로 보면 될 것 같다"며 "다음에 또 이런 광고를 하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