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흑자 쌓인다…"美제재 피하려면 농산물 수입도 검토"

한은 BOK이슈노트…"에너지·농축산물 등 대미 수입 검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로 인한 미국 측 제재는 조심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에너지, 농축산물 등 기존에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조심스러웠던 품목까지 우리나라 수입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한은이 18일 공개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 BOK 이슈노트 보고서에는 이 같은 한은 조사국 거시전망부 국제무역팀(남석모, 최준, 정영철, 조윤해)의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수출은 반도체 경기 개선과 대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미 제조업 직접투자(FDI) 확대는 선진국들과의 기술교류를 촉진할 것"이라며 "중국 중심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출 호조로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가 쌓일 경우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과거 미국은 한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에 대한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제재를 강화한 사례가 있다.

구체적으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던 2017~2018년에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추진, 세이프가드 시행 등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보고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우리 기업들의 대미 진출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에 집중돼 이들 분야에서 국내투자 둔화 및 인재유출(Brain Drain) 리스크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은 최근의 양호한 대미 수출 실적에 안심하기보다, 통상정책적‧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집중하면서 이에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론 "에너지‧농축산물 등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는 통상 압력 완화뿐 아니라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먹거리 안보 확보와 중기적 시계에서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업구조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근본 대응책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첨단 분야에서의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므로 해외유출 유인을 낮추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